2015년 새해가 되자마자 담뱃값이 많이 올랐다. 쓸데없는 세금을 내기 싫다며 2014년에 사재기해놓은 것만 다 피우면 금연하자는 금연족, 스스로 담배를 만들어 피운다는 자급자족 족도 생겨나고 있다. 담뱃값 인상과 금연이 이슈가 되는 요즘. 불현듯 아찔했던 수년 전 사건이 떠올랐다.

 

  2006년에 회사에 입사했다. 그때만 해도 실내에 흡연실이 있었고, 대표이사만 빼고 모든 임직원이 드나드는  흡연실은 회사 내 '정보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2007년이 되면서 금연 열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흡연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8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일하다가 담배 피우러 나가면서 땡땡이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요즘처럼 냉혹한 겨울이 문제였다. 입김인지 담배 연기인지 모를 김들을 순식간에 내뱉고 후닥닥 뛰어 들어오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선배를 발견했다. 바로 7, 8층 계단 사이였다. 어중간한 층이라 계단을 이용하는 유동 인구가 적은 곳. 나는 당시 입사 4년차라 짬밥이 안돼서 망설였지만, 추운 겨울 사지로 내몰려야 하는 흡연자들 간의 동지애는 나에게도 작용했다. 그곳에서는 평소 무뚝뚝하시던 상무님도 미소를 지어주시곤 했다. 조금은 민망한 그런 미소를...

 

  그런데 이런 달콤함도 잠시. 위 층에 있는 회사들의 투철한 신고 정신에 힘입어 빌딩 관리 요원들의 단속이 시작됐다. 이름도 적어가고, 사진도 찍어갔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회사의 흡연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컴플레인이 너무 거세져 우리 회사에서도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인사 불이익 등의 문구가 붙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사라져 갔다.

 

​  하지만 사건 발생 당일은 너무 추워서 도저히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통태를 살피고 계단으로 갔다. 어느새 7층의 차장님과 과장님도 나와 동참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촬영음이 연속으로 울려 퍼졌다. 단속반이 떴다. 번개 같은 우리 선배들은 사무실로 후다닥 들어가고, 나만 덩그러니... 멀뚱멀뚱...

 

 

"사진 다 찍혔습니다. 다 나오세요!"

 

​  단속반은 사무실까지 따라 들어가 소리치며 망신스러운 장면을 연출했고, 우리 모두는 단속반에게 이름과 팀명 등 신상을 털렸다. 지나가던 선후배들이 쳐다보고, 낯 뜨거운 순간이었다. 그래도 그동안 별일 없이 지나갔으니 걱정은 안 했다.

 

  '재수 없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했던가?' 그날 걸린 사람들의 명단이 인사팀으로 전달됐다. '왜 하필...나를 택했니?'... 간 큰 사원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인사팀에 불려갔다. 너무도 인자하신 우리 인사 팀장님, 꾸중보다는 학교에서 담배 피우다 걸린 학생을 선도하듯이 따듯한 말로 훈계를 해주셨다.

 

돌아오자마자 들려오는 우리 팀장님의 화끈한 목소리.

 

"너 한 번만 더 걸리면 확! 짤라 버린다!!"

 

  ​목소리 크기 때문에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잘 안되는 우리 팀장님. 어찌나 목소리가 우렁차신지 저 멀리 있는 팀에서까지 잘 들을 수 있었다. 친절하기도 하셔라. .^ 

 

​  소문 참 빠른 우리 회사, 자리에 앉자마자 메신저 불들이 반짝였다. "~ 선배~ OO~ 담배 끊어라~~" 등의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그날 난 우리 회사의 흡연자들을 대표해서 망신을 당했다. 당시에는 당장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추위를 잘 참아가며 열심히 피우고 있다. 그래도 금연 생각은 늘 머릿속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다.

 

직딩한이

 OTL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왜 맨날 나만 재수 없게 걸릴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마치 자신이 머피의 법칙 주인공인 양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위로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금연 공간에서 담배를 상습적으로 피웠으니 걸린 것이고, 팀장 없을 때 땡땡이를 열심히 치던 상습범도 언젠가는 걸리는 법이다. 그러니 직장생활의 억울함 호소는 일단 접어두고, 자기 자신을 한 번 돌아보는 것이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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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직딩H 직딩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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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아이엠피터 2011.02.06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금연,,,,,,,,,,미칩니다.
    저 서울 본가에 와 있는데 담배 필때마다 집 밖으로 나가서
    힘들어 죽겠습니다.아파트라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제주도 저희 집은 문만 열면 평야라 ㅎㅎㅎ
    언젠가 저도 금연을 할 날이 오겠죠? ㅠㅠ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2.06 1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맞아요~~
      담배를 배웠 던 기억을 모조리 없애고 싶습니다 ㅎㅎ
      저는 낮 시간대와 집에서는 생각이 안 나는데~
      술 마시면....ㅜ.ㅜ^
      금연 같이 하시죠? ㅎㅎ ㅋㅋ

  3. BlogIcon Deborah 2011.02.06 0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성공하세요.

  4. BlogIcon 나이스블루 2011.02.06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이팅입니다...^^

  5. BlogIcon 朱雀 2011.02.06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핸 꼭 성공하시길~^^

  6. BlogIcon 꽃피네 2011.02.06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금연한 지 10년이 넘었어요~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금연하면 여러모로 좋아욤 ^^

  7. BlogIcon 리켄 2011.02.06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연하기 엄청힘든데, 그래서 전 전자담배로 바꿀 생각입니다.

    지금 받는 스트레스를 담배가 풀어주고 있는데 쉽게 못 끊을듯.

    금연하기로 마음 먹으셨다면 보조기구도 이용해보세요 ^^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2.06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자 담배 회사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 번거롭더라구요~ ㅎㅎ
      넵 보조 기구 이용할까 생각 중인데~
      사실 술 마실 때 담배 맛이 좀 좋아서..ㅡ.ㅡ^ ㅋㅋ
      근데 낮에 안 피우는 것에 아직까지는 만족
      하고 있답니다 ㅎㅎ

  8. 2011.02.06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BlogIcon 티비의 세상구경 2011.02.06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금연하시면 술자리에서 참기 힘드신데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는것 같더라구요 ^^;

  10. 2011.02.06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2011.02.06 1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BlogIcon 놀다가쿵해쪄 2011.02.06 16: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사무실은 4층. 1층에 내려와서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타임 아니면 사무실에서 나가서 머리 식힐일이 없는지라...
    쉽게 담배를 못 끊네요...ㅋ

  13. BlogIcon 베라드Yo 2011.02.06 1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십쇼!!! ㅎㅎㅎㅎ
    화이팅입니다!! ^^
    강한의지로 이겨내시기 바랍니다용~~~

  14. BlogIcon 이류(怡瀏) 2011.02.06 2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안피는거라고 하더라구요..
    2011년 올해는 꼭 성공하세요.. 그리고 아이들 생각해서라도 끊으셔야겠어요^^
    먼가 재밌네요 저는 ㅋㅋ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2.06 2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열심히 참아보고 있습니다 ~~
      근데 포스팅에 현빈이 담배피고 있으니까
      좀 땡기기도 하네요 ^^
      낼 첫 출근 하시네요~~ ^^
      파이팅 입니다~

  15. 달빛천사 2011.02.06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날 금연금연 왜쳐보았자 소귀에 경읽기입니다.왜 사람들은 담배를 멋으로 피고 스트레쓰 해소용으로

    피는것일까요 ?정말 담배를 미국처럼 마약으로 간주해야합니다..

  16. 달빛천사 2011.02.06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날 금연금연 왜쳐보았자 소귀에 경읽기입니다.왜 사람들은 담배를 멋으로 피고 스트레쓰 해소용으로

    피는것일까요 ?정말 담배를 미국처럼 마약으로 간주해야합니다..

  17. BlogIcon cfono1 2011.02.06 2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연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몸에 좋은거 아니잖아요~ ㅎㅎㅎㅎㅎ

  18. BlogIcon 맥컬리™ 2011.02.07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20여년동안 골초로 지내오다 올해 정초부터 금연 도전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지금도 꾹~~참고 또~~참고 얼음물 한잔 마시고~~또 참고~~ 이쯤되면 미치죠..
    숨가빠하는 폐의 자존심을 되찾아주려 온갖 노력을 하고 있슴다. ㅋㅋ
    금연, 고거이 함께 성공 해 볼까요?
    술자리 담배 간혹 하신댓는데 병원 원장쎄임이 그게 더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시커먼 폐사진 보여줌서요. ㅋㅋ
    2011년 금연!! 꼬~~옥~ 성공하세요. ^^;

  19. BlogIcon 리켄 2011.02.07 0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 다음 메인에 뜨셨네요. 축하드려요 ㅎㅎㅎㅎ

  20. BlogIcon 무예인 2011.02.07 1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금연 성공 하세용

  21. 2011.02.07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