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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사전, 17년 동안 나의 이성과 감성을 뒤흔드는 책

직딩H 2011. 2. 13. 07:00

 

  가끔 집안을 정리하다 보면 아주 오래 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고, 그 무언가는 나를 아득히 먼 시절로 시간 여행을 시켜준다. 이 책도 그렇게 20여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초판이 1994년에 나왔고, 이 책은 여전히 판매를 하고 있지만 난 1994년도의 초판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누나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 이외수의 <감성사전>. 20여 년의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여전히 내 책장에 자리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린시절 내가 짝사랑했던 누나에게 받은 선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아직도 내가 이 책을 가끔씩 들여다 보는 이유가 더 크다. 세상의 진리처럼 명시된 사전 속 단어들의 정의가 식상할 때, 남들보다 조금은 특별하고 싶을 때, 여전히 난 감성사전을 펼치곤 한다. <감성사전>은 책장을 들출 때 마다 나에게 새로움을 선사한다.

 

 

  <감성사전>에서는 이외수 특유의 재치 있는 말투와 독창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보통 여학생들이나 즐겨 볼 것 같은 책이지만, 여학생들과 가장 활발하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감성과 낭만을 즐기던 고교 시절이었기에 당시 나에게 정말 유용했던 책이었다. 어린 시절뿐만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감성사전>의 독특한 문구들은 내 인생 속에서 활발하게 통용되고 있다.

 

  매번 <감성사전>을 훑어 볼 때마다 예전에는 감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을 받게된다. 짧지만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간단 명료한 촌철살인의 글귀들...

 

  누구든 자신이 처한 상황, 혹은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같은 단어라도 받아들이는 느낌은 천차만별 달라진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통해 배운 것이 있고, 자신이 경험했던 삶의 달콤함과 씁쓸함 등 다양한 오감을 통해 깨달은 감성이 접목 되기 때문이다. <감성사전>을 통해 이러한 인생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단어에서 배어 나오는 왠지 모를 특별함을 통해서 말이다.  

 

 

"평생 나에게 특별할 것만 같은 감성사전"

 

<감성사전>에서 다뤄진 이외수의촌철살인글귀는 다음과 같다.

 

 

 

원고지 : 종이거울

인생 : 비포장도로

행복 : 행복은 없다

체면 : 쓰레기들의 습관적 가면

주름살 : 인생 여정의 설형문자

자유 : 완전한 자유는 오지 않는다

일기장 : 시간에 시달린 하루의 흔적

소망 : 타인을 위한 나의 희생적인 마음

실연 : 사랑을 완성시키는 것이 실연이다

결혼 : 사랑의 착각으로 함정에 투신하는 것

자살 :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가장 큰 삶의 갈망

거울 : 내면까지 선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야 거울이다

  

 

짧게 정리한 이외수님의 생각!

 

  우리는 너무나 정확한 틀에 짜인 천편일률적인 세상 속에서 각박하게 살고 있다. 누가 세상의 모든 사물들에 대해 정의를 내려 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사전에서 명시하는 이성적인 정답만을 쫓을 필요는 없다. 모든 사물에는 나만의 정의가 있을 수 있다. 나에게만 의미 있는 감성적인 가슴 속 답을 찾아보자. 그 순간 이성적인 세상에서 평범하다고만 느꼈던 내 자신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20년도 넘은 감성사전에 아직도 집착하는 이유, 모두 똑같은 정답만을 외치는 이 세상에서 새로운 정답에 대한 작은 힌트를 던져 주기 때문이다.

 

 


감성사전

저자
이외수 지음
출판사
동숭동 | 2006-08-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977781 226쪽 | B6 / 양장본 겉지 없음 책 소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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