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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사랑에 대한 과한 의미 부여

직딩H 2014. 5. 9. 12:59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참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읽었다.(너무 재미없고 어려워서...) 이 소설은 두 남녀의 어긋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 흔하디 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다른 소설들과 다른 점은 남녀의 심리를 매우 심오하고 또 복잡 미묘하게 표현하고, 묘사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앨리스와 에릭의 대화가 이어진 후, 또는 어떠한 상황을 묘사한 후 아주 심오한 철학적, 혹은 문학적 분석이 오랫동안 이어진다. 철학자들과 문학가들의 사상에 빗댄 설명이 이어지고 사랑에는 도통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예술적 의미도 부여한다. 또한 간간히 그림과 표 등을 통해 간단 명료한 부가 설명을 추가 하기도 한다.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와 심오한 사랑에 대한 분석이 주기적으로 이어져 지루하고 어렵기도 하다. 단순한 로맨스와 복잡한 로맨스의 공존으로강약중간약약책을 읽는 리듬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리듬은 문학적, 철학적 사고가 풍부한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처럼 평범하기 그지 없고 심오한 사고력(문학적, 철학적, 예술적)이 부재한 사람들에게는 지루한 순간 순간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주인공 앨리스와 에릭의 사랑에 대한 디테일한 분석은 사람의 심리에 대한 진심어린 고찰이었으며, 이러한 세밀함 속에 어느새 감정이입이 되어 내 자신이 에릭이 되기도 했다가 앨리스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순간, 내 머릿속에는 내가 사랑했던 순간 순간들이 떠오르며, 퍼즐 조각처럼 하나 하나 그 상황들에 맞춰 지기도 했다. 

  책의 내용을 잠시 보면, 로맨틱한 사랑만을 추구하는 앨리스와 지극히 현실적인 남자 에릭의 사랑이 결국은 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는 전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러한 결말은 당연한 것 이었으며, 새로운 사랑을 찾은 앨리스의 모습에 공감을 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앨리스는 사랑하는 두 연인 중 약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부분 콩깍지가 벗겨지면 헤어지고, 또 새로운 사람을 찾아 사랑을 하게 되니까.

 

 

 

 

  어쩌면 너무도 평범한 사랑 이야기 이지만 사람의 감정을 쪼개고 쪼개어 읽어 낸알랭 드 보통의 필력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는 나에겐 보통 어려운 책이 아니었으며, 이 책을 읽었음에도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보바리 부인을 비롯한 문학 작품과 철학, 예술학 등에는 여전히 관심이 가지는 않았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을 했다. ‘우리는 사랑일까에서 문학, 철학, 예술학 등의 깊이 있고 어려운 설명을 덜어내고, 앨리스와 에릭의 러브 스토리만을 담은 얇은 미니 버전이 나온다면 어떨까? 물론 문학적, 예술적 가치는 떨어지겠지만, 나같이 무식한 사람은 나름 무한 상상을 펼치며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텐데라고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책은 여성들의 감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여성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우리는 사랑일까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1-03-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연애의 탄생에서 결실까지, 남녀의 심리를 꿰뚫는 놀라운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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