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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 개설에 1년 365일이 괴로운 직장인

직딩H 2015. 8. 6. 07:00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면서 직장인들은 상상도 못했던 신세계를 맛보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깐.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중독에 의한 정신적 문제부터 시력 저하, 자라목 증후군에 시달리는 등의 육체적 질병 등으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은 내 손안의 컴퓨터 이다 보니 각종 업무를 때와 장소, 밤낮 구분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또한 요즘에는 팀의 결속력 제고, 업무 공유, 정보제공 등의 차원에서 단톡방이 활성화 되어 직장인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경력직 입사 3년 차인 대기업 L과장은 입사 얼마 후 팀 단톡방에 초대를 받았다. 한 팀의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좋았던 기분도 잠시, 외근 중인 상사로부터 쉴새 없는 업무지시가 떨어졌다. 문의 들어온 문자나 카톡의 내용을 복사해서 단톡방에 뿌리는 일이 부지기수, L과장은 그 업무를 처리하느라 잠시도 휴대폰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요즘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단톡방을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자의적이기 보다는 직장상사의 의견에 반기를 들 수 없어서 동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의 사례처럼 수시로 업무 지시를 받아야 하고, 밤낮 구분 없이 단톡방에 휘둘려야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쌓여가는 대화 수만큼 스트레스도 덩달아 쌓여가고 있다. 덕분에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법적 근무 시간(오전 9시부터 6)이 무색해 진지는 이미 오래다.

 

 

 

  직장인 O대리는 휴가 기간 내내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해외로 휴가를 갔지만, 숙소로 돌아왔을 때 켜지는 와이파이와 함께 수백 개의 카톡이 O대리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친구들의 카톡도 있었지만, 10명으로 구성 된 팀 단톡방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휴가 기간이라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냥 무시했다간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숙제하는 기분으로 단톡방의 내용을 정독해야만 했다. 

 

  물론 직장 선배는 휴가간 후배들에게 단톡방의 대화 내용 확인을 강요하진 않는다. 하지만 단톡방의 내용 중에 중요한 업무나 공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자칫 손해를 보거나 당황스러운 상황(“그 때 얘기 다 했잖아…” )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생각은 쉽게 지울 수 없다. 때문에 단톡방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하단에 위치한 힘없는 직장인들이다. 단 하루를 쉬더라도 직장 일은 싹 잊고 즐기고 싶은 게 직장인들의 마음이거늘요즘 직장인들은 1 365일 내내 업무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

 

 

  가족들과 여행 중이었던 K과장은 운전 중에 상사로부터 업무확인 요청 카톡을 받았다. 거래처에 확인이 필요했던 K과장은 운전 중 카톡과 전화를 했고, 이내 위험하다고 말리는 와이프와 다툼이 일어났다. 즐겁기만 해도 모자란 휴가 기간에 가족들의 기분은 상하고 말았다. K과장은 분명 나중에 확인해도 될 것을 일단 던지고 보는 성질 급한 상사가 원망스러웠다.

 

  나 하나 없다고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가 기간에라도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일에 대해 상사의 문의가 들어오면 무시할 수 없는 게 직장인의 현실이다. 나에게는 급한 일이 아닐지라도 상사는 지금 답변을 듣고 싶어 하기 때문. 물론 귀찮고 짜증나지만, 찝찝한 휴가를 보내느니 시간을 좀 내서 해결하고 마음 편하게 즐기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을 위해 나을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팀장님께서 휴가를 가실 때 상무님께서 던지셨던 말씀이 뇌리에 박혀있다.

 

 

휴대폰은 열어두고 푹 쉬어~”

 

  스마트폰 그리고 단톡방. 팀원들간 업무 공유 및 각종 정보를 함께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밤낮 구분 없이 업무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직장인들에게 참 피곤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