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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다니는 여자가 결혼을 안해도 되는 이유?

직딩H 2010. 10. 7. 06:30


  회사 동료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입사 동기(女) 한 명이 있습니다. 30대 중반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친구는 톡톡 튀는 매력으로 입사 때부터 남 직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죠. 하지만 직장 내의 남성들과는 어떠한 스캔들도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혼에 별 뜻이 없었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오래 하기 위한 생존 방법이었나 라는 생각도 드네요.

 

  친구는 지금 외부에서 만난 연하 남자친구와 2년째 열애 중 입니다. 직장도 좋고 허우대도 멀쩡하고 엄청 자상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연하… 남자친구는 지금 결혼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결혼에는 별 뜻이 없습니다. 친구가 결혼에 뜻이 없는 이유는 결혼한 주변 여직원들의 현실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너무 사랑하는 친구에게 결혼이라는 족쇄는 종신형과도 같은 형벌?이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그녀


 
  유독 친구들을 좋아하는 그녀,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낸 후 남는 시간에 남자친구를 만날 만큼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노는 것에도 열심히 이지만 평일에는 헬스다 골프레슨, 일본어 학원 등을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죠. 주말에는 여행도 다니고, 휴가 때는 해외 여행도 자주 가는 편입니다. 인생을 제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그녀는 결혼을 한다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항상 얘기를 합니다. 이러한 여가 활동이 결혼 후 제약 된다는 것을 그녀는 친한 친구인 저를 봐서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녀 주변의 친한 친구들도 결혼한 친구들이 없네요.
     
 

"아이는 내 인생의 짐이야~"


  그녀는 주변에서 아이들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동료들을 보면 굉장히 안타까워합니다. 그녀의 지론. 집에서 살림만 하면서 애를 키워도 힘든 마당에 워킹맘은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합니다. 여자뿐만 아니라 동기인 제가 애 둘을 혼자 벌어 키우는 모습도 안쓰러워 하고 있죠. 그리고 저에게서 아내가 아이 때문에 힘들고 고생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터라 육아를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가 한 명 있는 여직원은 회사를 힘들게라도 다니지만, 둘 이상이 되면 자연스레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관두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육아휴직이다 임신이다 진급에도 지장이 있는 건 사실이죠. 그녀는 직장에서 남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길 원하고 그렇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임신, 출산 등의 문제는 거북스럽다는 겁니다.


빵빵한 통장은 나의 동반자!!

 


  대기업 6년차 그녀는 통장이 빵빵 합니다. 조그만 아파트도 벌써 장만했죠. 술자리에서 망설임 없이 쓰는 그녀는 선후배들의 물주 아닌 물주라고 생각 될 정도입니다. 친한 동기 사이라 덕을 많이 보고 있죠. 실제로 제가 두 아이를 부양하며, 외벌이를 하기 때문에 통장이 빵구 날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돈도 빌려주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친한 후배가 이사를 가면 밥솥도 사주고, 청소기도 사주곤 합니다. 제가 이사를 할 땐 베란다에 길~다란 보조 장을 설치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통 큰 그녀와 저의 월급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남녀의 차이, 미혼과 기혼의 차이, 자식 유무의 차이에서 많은 격차가 벌어지죠. 그녀는 주식, 펀드 등으로 재테크까지 하고 있고, 통장에는 여유 돈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시대의 골드미스죠. 그녀는 결혼을 하는 순간 이 모든 것들을 놔야 한다는 사실이 싫다고 합니다. 빵빵한 통장 정말 부럽습니다.  
 


"결혼은 둘이 하는 게 아니잖아"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은 휴가나 명절 때 시댁, 처갓집, 장인, 장모, 시어머니, 시아버지 챙기느라 분주합니다. 일일이 찾아뵈야 하고, 며느리 노릇도 해야 합니다. 친구는 미혼들이 가장 여유로운 시기인 이 때 결혼이라는 감투는 인생을 모조리 바꿔 놓는다고 합니다. 결혼은 둘만 하면 모르겠지만 집안과 집안이 결합되는 것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신경 쓸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

  저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입장에서 친구와 결혼 얘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가끔은 농담처럼 “빨리 결혼해서 너도 한 번 당해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남녀의 차이는 분명 있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혼자 지낼 때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남자인 저는 결혼을 해서 얻은 것이 더 많지만요. 여자는 많이 틀리죠. 지금 친구는 결혼 생각이 없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결혼을 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가 정해 놓은 법도는 아니기 때문에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겠죠. 그리고 친구가 생각하는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장벽 역시 틀리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죠.

                                                                                                            

 

결혼이 불필요한 그녀, 지금처럼만 평생 살 수 있다면, 굳이 결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