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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록시, 관심에 목마른 이방인들의 처절한 몸부림

직딩H 2015. 2. 14. 13:30

 

 

  영화 <프록시>는 시작부터 충격적이다. 9개월 된 임산부의 배를 벽돌로 가격하는 신.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던 스토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관객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잔혹함, 경악, 싸이코패스, 어긋난 동성애, 관심병 등이 이 영화의 주요 키워드다.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결말 또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냉혹했다.

 

 

<스포>

왠지 모르게 침울한 분위기의 에스더(알렉시아 라스무센)는 임신 9개월에 산부인과에서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아이를 잃게 된다. 곁에 아무도 없는 에스더는 사별한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게 되고, 그 모임에서 음주운전자로 인해 남편과 아들을 잃은 멜라니(알렉사 하빈스)를 만나게 된다. 각각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은 금새 친해지게 되고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그런데 에스더는 남편과 아들을 잃은 미망인이 아니었고, 평범한 가정에서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속았음을 눈치 챈 에스더는 여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이들의 사이코 기질이 드러난다.

 

  에스더는 임신 중 사람들의 관심만을 즐겼을 뿐 엄마가 되긴 싫었다. 그래서 그의 동성 애인에게 자신의 아이를 죽여달라고 했던 것이었고, 멜라니 또한 타인의 관심을 받길 원하는 관심병자로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싸이코였다. 싸이코 끼리의 만남으로 영화는 더욱 싸이코틱하게 흘러가게 된다. 에스더는 멜라니의 환상을 현실화 시켜주기 위해 멜라니의 집에 숨어들어 아들을 죽이고, 남편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렇게 일단락 되는가 싶더니 갑자기 에스더의 동성애인이 등장해 이야기를 반전시킨다.   

 

 

가끔은 관심에 목마른 현대인을 대변하는 영화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잊은 채로 살아가곤 한다. 하루 하루가 바쁜 일상에서 내가 누군가라는 의문조차 가져볼 수 없는 안타까움은 우리를 더욱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기라도 하듯 싸이코적인 기질로 사람들의 관심을 구걸하는 외로운 사람들도 있다.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 토막내는 과정을 SNS에 담는 십대가 있는가 하면,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일삼는 묻지마 살인도 난무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사건 사고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이 영화 <프록시>에서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에스더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감옥간 동성 애인뿐. 관심을 가져 줄 누군가도 없다. 때문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해서 타인의 배려와 관심을 즐기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아이를 죽여버린다. 관심을 받고 싶어 발악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다름이다. 멜라니는 더욱 안쓰럽다. 남편과 아들과 행복한 삶을 꾸려가지만, 그녀가 갈망하는 것은 타인들의 더욱 큰 관심이었다. 때문에 비현실과 현실을 혼동하며 비현실의 세상에서 타인의 관심과 동정을 갈망하며 살게 된다.

 

  이렇듯 이 영화는 한 마디로 관심에 목마른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힘들고 각박한 세상에서 누군가의 사소한 관심은 생활의 활력이 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 주기도 한다. 영화 <프록시>는 그 내용이 과장되고 잔인했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은 제대로 전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영화 <프록시>는 미치광이들의 향연 같지만, 십분 이해 가능한 영화이기도 하다.

 

 


프록시

Proxy 
7.8
감독
잭 파커
출연
알렉시아 라스무센, 알렉사 하빈스, 크리스티나 클레베, 조 스완버그, 파우스트 체초
정보
공포, 스릴러 | 미국 | 120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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