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 이야기다. 저는 2006년도에 지금의 회사에 입사해 2007년에 결혼했고, 애가 둘 있다. 입사할 때부터 여자 친구가 있었고, 이 친구와 결혼도 했고,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직장 동료와 한 잔 하던 중 어이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동료는 고민 하다가 나에 대한 소문을 얘기해 주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었다. 정말 어이 없는 소문. 워낙 젊은 사람이 많은 회사라 나뿐만이 아니라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소문은 항상 많았다.
청춘 남녀가 많은 회사라 출장을 둘이 가도, 점심을 단 둘이 먹어도, 저녁에 술 마시는 모습이 발견이 되어도~ 이슈 거리가 만들어 지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유부남에 애도 둘이나 있는 나까지 그런 소문의 주인공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당사자가 되고 보니 기분 정말 더러웠다.
소문의 요지는,
나와 신입사원과의 스캔들이었다. 7살이나 차이가 나는 그 신입사원과는 점심식사를 2번 먹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단 둘이도 아닌, 여러 동료들과 함께였다. 술자리에서 한 번 어울린 적도 없었다. 지나가다 인사나 하는 별 친분도 없는 다른 팀 후배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신입사원이 나랑 만나다가 헤어지고, 다른 팀 대리랑 사귀고 있다고 했다. 그 대리도 유부남이었다. 그리고 그 대리의 와이프는 임신 중이었다. 그 외에도 저는 7층 X팀 여직원과의 스캔들, X팀 여직원과의 스캔들도 있었다고 한다. 나만 모르고 있던 나에 대한 스캔들… 참 어이가 없었다. 나는 8층에 근무해서 7층엔 일주일에 한 번 내려갈까 말까다. 그런데 어디서 그런 소문이 만들어 지는지… 그리고 애가 둘이나 딸린 유부남한테 갖다 붙인 신입사원은 또 무슨 죄인지~~ 차라리 친한 동료와 그런 소문이 나면 덜 억울하기라도 할텐데.
그런데 나뿐만이 아니다. 유부남과 여직원과의 스캔들은 여기저기서 많이도 생산된다. 특히 와이프가 임신한 남직원들이 참으로 많이 등장한다. 와이프가 임신을 하면 남자들이 바람을 피운다는 게 무슨 수학 공식도 아니고,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나오는지 헛웃음만 나왔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이지 결과적으로 확인 된 경우도 없고, 근원지를 확인 할 방법도 없다.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만들어 낸 아주 허무맹랑한 얘기들일 뿐이지.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말을 들먹이며,
“행실이 어떻길래?” 라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근거없는 찌라시 같은 소문이었다.
뭐, 결론은 없다. 여기저기서 누군가 내 얘기를 하고 있었을 생각을 하면 기분이 언짢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다 잊혀진다. 그리고 또 새롭게 생산 된 근거 없는 소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떠돌고 있겠지.
크게 신경 쓰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시간이 증명해 주니까. 나도 그냥 헛웃음으로 넘겨버렸다. 당시에는 해결할 방법도 없긴 했다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교훈이 한 가지가 있다. 그건 절대 남 얘기를 하고 다니지 말아야겠다는 것. 반성도 했다. 남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내 자신이 떠올랐다. 사람의 심리가 자신이랑 상관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여기저기 퍼트리고 싶어 입이 간질거린다. 근거 없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내 선에서 끝내자! 되로 주고 말로 받을 수도 있다.
후일담.
1년 정도 뒤 소문의 주인공이었던 후배와 같은 팀이 되었다. 회식자리에서 조심스럽게 그 얘기를 꺼냈다. 후배 曰 “선배, 제가 훨씬 더 억울한거 알죠?”라는 말로 웃으며 소문은 깔끔하게 일단락 됐다.
오늘도 근거 없는 소문으로 고생하고 있는 직딩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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