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직딩 라이프/:: 직장인 이직센스 ::

실직 사실을 당당하게 소문내야 하는 이유

직딩H 2015. 4. 9. 07:00
 

 

  이태백을 거쳐 힘들게 입사를 하자마자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육이오 등 줄줄이 직장인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신조어들은 끝없이 생겨나고 있다. 때문에 요즘에는 직장을 평생 다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생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사업 등 다각적인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인생 후반전을 차마 준비하기도 전에 직장을 잃게 된다면? 당장 먹고 살 걱정이 앞서기도 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자존심이 상한다거나 창피하단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실직 사실을 숨기거나 남들이 알게 될까봐 조심스러워 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자신감을 잃고, 소심해지고 일은 잘 해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실직 사실을 밝혀 재취업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실직 사실을 소문내야 하는 이유 1

 

  메이저 언론사(기획업무)를 다니던 친한 대학 선배가 있었다. 직급과 연봉을 높여 중소기업으로 이직을 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처우와 업무가 맞지 않아 6개월 만에 그만두게 됐다. 평소 재치도 있고 마당발이었던 선배는 메신저에실직 중이라는 닉네임을 달았다. 실직 사실을 오픈한 선배는 전 직장 동료, 선후배, 친구들에게 입사 관련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기본적으로 뜨는 채용정보 보다 더욱 디테일하고 풍부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치밀하게 입사 준비를 한 결과 대기업 기획팀에 당당하게 입사했다.

 

  요즘에는 나이 직급을 막론하고 경제 위기로 인한 경영난 등으로 불가피하게 정리해고,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사람들은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이에 앞서내가 이 회사 아니면 갈 데가 없을 까봐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그만큼 자기가 닦아 놓은 경력에 대한 자신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좋은 경력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 때문에 그 진가를 발휘할 곳을 찾기 위해선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현재 상황을 알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정보를 주변 사람들에 의해 얻을 수 있다. 잡서치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 정보는 누구나가 다 아는 정보다. 정작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 지인들, 한 둘이 아니다. 자신의 상황을 과감하게 오픈 한 상태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생각보다 많다.

 

 

실직 사실을 소문내야 하는 이유 2 

 

  공기업에서 전문 직군에 속하는 홍보 업무를 맡았던 대학원 동기가 있었다. 조직이 개편 되면서 국가정책이 바뀌어 연봉이 1,000만원 가량 줄었다.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오게 됐다. 항상 자신감이 넘쳤던 동기는 혼자 취업준비를 해나갔다. 그런데 3개월 동안 재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 힘들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원 동문 모임이 있었다. 그 친구는 직장이 없다고 참석을 하지 않았다. 얘기를 나누던 중 그 친구 얘기가 나왔고, 제가 자연스럽게 친구 상황을 얘기했다. 그런데 평소 그 친구를 눈여겨봤던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선배가 그 친구가 본인의 회사로 입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경우는 본인이 실직 사실을 밝힌 경우는 아니지만 주변 사람에게 실직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3개월 동안 혼자만의 고생이 단 1-2주 만에 해결되어 동기는 잘나가는 외국계 기업에 다니고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인사팀 직원들은 경력직을 뽑을 때 지원자는 많지만이 사람이다라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래서 헤드헌터를 통해서 뽑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사람의 추천을 받아 적당한 인재를 고르는 경우도 꽤 있다. 내가 이전 회사에서 성실하게 일을 했고, 평판도 괜찮다면 재 취업의 문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위와 같은 경우 스스로가 실직 사실을 끝까지 숨기고 있었다면 그 좋은 기회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기업 임원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명예퇴직을 한 후 중소기업 임원 등으로 스카우트 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때문에 친구나 선배, 후배, 나와 일을 했던 협력 기업 등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실직 사실을 자신감 있게 알리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능력도 없는데 무리하게 부탁을 하거나 애원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사실을 알려 놓았고, 내가 그 동안 사회 생활을 잘 해왔다면 분명 당신을 찾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 질 수도 있다.

 

 

직딩한이

 

OTL

 

  실직 사실 오픈을 과감하게 하는 것에 대한 전제는 물론 있다. 내가 정도(正道)에 맞는 무난한 사회생활을 해왔다는 전제조건을 말한다. 자기 자신은 본인이 가장 잘 알 거다. 큰 사고를 치거나 윤리적, 도덕적인 문제 등으로 회사를 나온 경우는 물론 해당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직에 대한 오픈도 자신감의 일종이다. 내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나를 내 볼일 때 기회는 더 많이 온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