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 그리고 담배를 끊는다는 등의 새로운 다짐으로 늘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 그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간을 겪으면서도 새삼 설날이 되면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또한 유독 새해 아침이면 너무도 침울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부모님께서는 형제가 별로 없다. 아버지의 유일한 핏줄인 작은아버지는 외국에 계셔서 명절에는 순수하게 우리 네 식구(부모님, 누나, 저)끼리만 명절을 보냈다. 어머니께서도 남매 이신데, 외삼촌이 외국에 계셔서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명절이면, 항상 너무 고요하고,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꼭 한가지 치러야 할 과제가 있었다. 가족끼리 명절에 함께 무언가를 하자는 아버지의 반 강제적인 취지에서 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