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 학창시절에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읽었다. 인간관계가 무엇인지 모르던 시절... 인간관계라면 그저 친구들이 최고라고 머릿속에 떠올리던 시절, 그래서 그다지 인간관계가 넓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 그리고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도 제대로 몰랐던 그런 시절에… 말이다. 어느 날 우연히 낡은 다이어리에 내가 써놓았던 글귀들을 발견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피천득 인연의 구절들을 옮겨놓은 것이었다. 10년도 훌쩍 지난 시절에 내가 써놓았던 글 귀들 중 내 시선을 ‘확’ 사로 잡은 글귀가 있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당시에 이 구절을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수필 내용이 가물가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