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작년 초부터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은 녹을 줄 모르고, 아파트 매매가는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은 팔릴 생각을 안 하고 전세 계약일자와 잔금을 치러야 하는 날짜만 다가왔습니다. 집이 팔리겠지 라는 기대는 단지 기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손가락 한 번 꾹! ㅡ.ㅡ^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세입자의 입주일과 결혼 날짜는 다가오고, 그 분들은 다른 집을 구하겠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귀책사유가 저였기 때문에 뾰족한 수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 법무팀, 아는 법무사에게까지 자문을 구해 봤지만, 소송까지 가게 되면 저희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합의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통 계약금이 손해배상의 기준이지만,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뱉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부동산 중개업자, 세입자와 모여 앉아 도출해 낸 해결책은 계약금 + 500만원 이었습니다. 약 2개월 만에 전세가가 500만원 정도 올라 그 신혼부부는 오른 만큼의 배상액을 원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깎아보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결혼을 앞 두고 기분이 많이 상해 보여 그냥 500만원을 배상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사실 집이 안 팔릴 거 같아 공인중개사에게 미리 얘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을 거라는 얘기만을 했고, 결국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저희만 피해를 입었습니다. 책임을 추궁하고 싶었지만, 연세도 너무 많으셔서 글씨 쓰는 손도 바들바들 떨리는 모습에 그냥 말았습니다. ㅡㅡ^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부부가 불러온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인생 공부했다고 생각하라고 하시며, 앞으로 욕심부리지 말고 살라는 조언?을 남겨주셨습니다. 욕심은커녕 생각지도 못한 대출금 갚느라 정신 없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저희 부부가 어쩔 수 없이 집만 두채 된 이 시대의 진정한 하우스 푸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도 500만원을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 합니다. ㅡㅡ^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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