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훗날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모르는 한 마디를 던집니다. “집에서 심심하면 블로그나 해봐~ 육아 쪽으로 하면 되겠네… 당신 애 잘 보잖아~” 블로그는 ‘물건 구매 할 때 후기 보기 위해서 이용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던 아내가 티스토리라는 블로그를 알아냈습니다. 어디선가 초대장을 받고 어렵게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처음에는 HTML을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 구글 애드센스가 뭔지 몰라 헤매면서 저에게 SOS를 보냈지만 저는 외면했습니다. 저에게도 쉬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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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은 홀로 서기를 하며 블로그에 하나 두 개씩 잡다한 글들을 써갔습니다. 그러던
그 때부터 또 그냥 저냥 남편 카메라에 빌붙어 블로그를 이어 갔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
순산을 하고 블로그에 복귀한 아내. 어느 날 카메라가 너무 별로라서 블로그 하기가 힘들다는 불평을 늘어 놓습니다. 사실 제가 카메라를 사는 족족 망가져서 친구한테 허름한 걸 얻어쓰고 있던 때였지요. 와이프는 둘째도 태어났는데, 사진도 많이 찍어야 하는데~ 어쩌구 저쩌구~ 카메라만 좋으면 블로그를 더 잘할 수 있고~ 순위도 유지해야 하는데~ 어쩌구 저쩌구~~ 행복할 텐데...
몇 날 며칠을 아내에게 시달리던 남편은
그리고 해가 바뀌어 2011년 1월. 남편이 아내의 뒤를 바짝 따라 붙었습니다. 어느 날 아내는 둘째가 잠을 안 자서 컴퓨터를 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웃들 댓글 달기도, 답방 가기도 어렵다는 푸념을 합니다. 아기 띠를 매고 하던지 안고 해야 된다며 한숨을 쉽니다. 둘 째 잘 때 옆에서 편하게 블로그 할 수 있게 “노트북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합니다. 여섯 발만 움직이면 컴퓨터가 있는 방인데 노트북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도 낮에는 어린이 집 가는데, 정말 그렇게 시간이 없을까요? 노트북은 냉정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며칠 동안 아내가 우울해 보입니다. 주말에 남편이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뭐 마려운 강아지 마냥 제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몇 명이 왔는지~ 댓글이 달렸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 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하루 하루 간간히 쓰는 포스팅으로 살아나가는 터라 잘 양보를 하지 않습니다. 결국 부부의 마음은 서로 보이지 않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남편은
다음 날 와이프에게 “오빠 짱!” 이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 한 마디에 위안을 받으며 저는 열심히 카메라와 노트북의 할부를 갚아 나가야 합니다.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ㅎㅎ 부부 블로거라서 특별한 케이스인걸 까요? ㅎㅎ 그래도 직장도 못 나가고 집에서 육아에 살림에 우울해 하던 아내가 블로그 덕에 활기를 찾은 모습에 저는 정말 뿌듯합니다. 암~ 뿌듯해야만 하겠죠...^^;; 아내가 오래 오래 카메라와 노트북을 잘~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도 우수 블로그 엠블렘을 꼭!! 달았으면 좋겠네요. ^^
철없는 부부 블로거의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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