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라 무작정 읽기 시작한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한 마디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줄곧 초중고를 거쳐 대학교 때까지 나는 무엇을 배웠나 라는 지식에 대한 부끄러움이 밀려들기도 했다. 이 책은 수십 년간 조각조각 나있던 배움의 조각들을 끼워 맞춰 주며, 내 인생을 좀 더 견고하게 완성시켜 주었다. 기가 막힐 만큼 깔끔한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다.
학창시절에 우리는 이미 국사, 세계사, 사회, 도덕, 국민윤리 등을 배우며 수십 권의 책에 담긴 지식과 정보를 접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범위하고 산발적인 지식들을 접하며 과부하 속에 구역질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렇듯 지식의 홍수 속에서 취사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약도와 같은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탄과 감탄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 내려갔다. 더욱 감탄이 되었던 것은 저자의 넓고 깊은 지식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저자의 스마트함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책은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다섯 파트로 깔끔하게 나눠져 있다. 각각의 파트는 별도의 내용이 아닌 서로 얽히고 설키며 유기적 연관성 속에서 독자들의 폭넓은 이해를 돕는다.
역사를 살펴보자. 역사는 원시 공산사회, 고대 노예제사회, 중세 봉건제사회, 근대 자본주의, 현대의 다섯 단계로 구분이 된다. 역사는 생산수단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변화하며, 이를 통해 원시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를 자본주의의 특성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공급과잉이라는 특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시장 개척, 즉 식민지 경쟁을 통한 제국주의 시대를 설명한다. 제국주의의 연장선으로 세계1차, 2차 대전을 설명하고, 냉전주의의 시대를 거쳐 오늘날 신자유주의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역사를 움직이는 핵심 개념은 생산수단과 공급과잉이다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세계 역사에 대한 얕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경제에 대한 챕터는 가장 흥미롭다.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따라 초기자본주의(자유시장), 수정자본주의(시장<정부, 세금↑,복지↑), 신자유주의(시장>정부, 세금↓,복지↓), 공산주의(정부 주도) 등의 경제체계를 설명한다. 좀 더 나아가 성장중심(신자유주의)과 분배중심(후기자본주의)의 경제체계를 좀더 심도 있게 설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경제체계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임팩트가 있는 챕터는 정치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명확하게 감을 잡지 못하는 보수와 진보에 대한 설명을 사례를 들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보수와 진보, 그 둘에 대한 옳고 그름이 아닌 자신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를 파악하고 자신의 정치색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세워주는 것이다. 조중동이 보수라는 것과, 경향, 한겨레가 진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고 신문 기사의 제목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더욱 이해가 높아진다. 정치 또한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수는 신자유주의, 초기자본주의와 연관지으면 되고, 진보는 후기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회 파트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개인주의,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주의를 이기주의와 전체주의로 설명하고, 윤리 파트에서는 의무론과 목적론 등을 다양한 사례로 다룬다.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누구나 다 배웠던 것들이고 늘 접해오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조각 지식의 산재 속에서 혼란스러운 현대인들의 지식을 정리해 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있기에 오히려 이해가 쉽고, 정리가 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런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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