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직딩의 하루/:: 직딩독서 ::

당신의 생각을 실천하게 만드는, 날마다,브랜드

직딩H 2017. 2. 21. 07:00


임태수 작가의 <날마다, 브랜드>를 읽으면서 불현듯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가 떠올랐다. <책은 도끼다>에서 박웅현 작가는 책 속에서 또 다른 책들을 감칠맛 나게 소개한다. 책에서 받은 영감을 얘기하고 감동받은 구절을 보여주며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 마디로 '설렘과 끌림'으로 꽉 차있다.

 

<책은 도끼다>에 나오는 팝송을 다운로드해 듣고, 소개받은 책(이방인, 그리스인 조르바, 우리는 사랑일까, 순간의 꽃,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등)을 무언가에 끌리듯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책은 감동을 찍어내는 도끼다'라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았던 이유에서였던 거 같다.

 

이런 '설렘과 끌림' <날마다, 브랜드>에서도 느껴진다. 나는 브랜드 담당도 아니고 브랜드에 대한 조예가 깊지도 않다. 그런데도 빨리 책장을 넘기고 싶게 만드는 작가의 매력 덕에 색다르고도 재미난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작가가 브랜드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자신만의 느낌적인 느낌'으로 재미있게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설렘과 끌림'이 있는 <날마다, 브랜드>

 

<책은 도끼다>를 먼저 언급한 이유는 <날마다, 브랜드>에서 보여주는 매력적인 브랜드의 가치에 금세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설렘이 느껴지고, 그 설렘은 그 경험을 공감하고 싶은 충동으로 이어진다.

 

제주 월정리의 꽃집에 가보고 싶고, 종달리의 소심한 책방이 눈에 아른거린다. 한남동과 합정에 위치한 엔트러사이트에서 편한 친구와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하고, 울적한 날에는 상암 북바이북에서 책을 읽으며 혼자 술을 마시는 호사를 상상하기도 했다. 독특한 철학을 지닌 해외의 브랜드에 대해 공감하고, 무심하기만 했던 우리나라의 속 깊은 브랜드를 접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각각의 브랜드들이 가진 가치와 경험, 의미를 작가만의 감성으로 풀어내 더욱 친숙하게 와 닿았던 거 같다.

 

<날마다, 브랜드>는 다른 책들보다 작고, 표지도 꾸밈없이 소박해 외형적으로 무채색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투박한 듯한 텍스트들과 가끔씩의 여백 그리고 소소한 일러스트로 구성됐다. 하지만 책장을 덮으면 컬러풀한 이미지와 간접 경험을 통해 얻은 풍성한 감정들로 마음속이 꽉 찬다. 이 책이 가진 짙은 매력이다.

 

<책은 도끼다>를 읽고 또 다른  책들을 미친 듯이 집어삼켰듯 <날마다, 브랜드>를 읽고는 또 다른 값진 경험들을 서둘고 축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월정리에서 산 꽃을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고, 종달리 서점의 작은 공간에서 풍기는 짙은 제주향을 눈과 가슴에 품어올 것이다. 신발 공장이었던 엔트러사이트 카페에서 뻔뻔한 인증샷을 남길 것이고, 외롭다고 느껴지면 혼 술을 하면서 책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

 

이처럼 <날마다, 브랜드>는 나에게 작은 숙제를 남겨주었고, 나는 그 과제를 설레는 마음으로 실천할 계획이다.

 

텍스트가 전해주는 놀라운 경험. 재미있다. 이 책.

 

브랜드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질수록 과연 행복하기 위해 브랜드를 갖는 것인지 브랜드를 가져야 행복한 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 소유를 통한 행복한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 그러나 무언가를 경험하는 데서 오는 감정이나 추억 같은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점점 크게 느껴진다. …… 여행을 떠나기 전에 느꼈던 설렘은 언제나 마음속에 남아 있고, 파도소리는 아직 귓가에 맴돌며, 소중한 이와 함께 보았던 밤하늘의 별은 시간이 지나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날마다, 브랜드_갖는 것과 겪는 것에 대하여>

 

마음에 잔잔하게 남는 챕터다. 현대인들은 갖는 것에 열 올리고, 겪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겪는 가치'를 소중하게 간직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 기회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이 바로 올바른 브랜딩의 시작일 것이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깊은 마음일 것이다.


▶ 직딩H의 브런치 가기 : https://brunch.co.kr/@workerhanee/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