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자기계발, 전공을 네 번 바꾼 이유

  

 

  요즘 한창 다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추억의 음악들과 함께 90년대에 고등학교 시절을 신나게 보냈다. 당시 ‘남자는 당연히 이과를 가야지’라는 이상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초중고 시절 백일장이나 미술 대회에서 상도 많이 탈 만큼 글쓰는 일이나 미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학창시절에 예체능이나 문과 공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남자는 이과를 가서 공대를 들어가는 것이 일련의 코스와 같을 때였으니 당연한 듯 남들처럼 천편일률적인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갈팡질팡 4개의 전공을 갖게 됐다.

 

  공대에 들어가 건축을 전공했다. 착실히 학교를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했다. 1학년 때는 과수석이라는 영예도 얻었다. 남들처럼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2학년에 복학했다. 1학년 때는 거의 교양 과목이라 고등학교 때의 과목과 별반 다른 게 없었는데,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을 받기 시작하니 깝깝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학교생활이 답답하고, 재미 없어지기 시작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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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2학년 때, 미대 다니는 여자 친구를 만났다. 여자 친구의 학교도 놀러 가고, 함께 과제도 하다 보니 그동안 잠들었던 미술에 대한 열정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다시 대학에 들어갈 자신은 없었다. 그런데 미대 편입이라는 방법을 발견했다. ‘공대에서 미대라…’ 고민도 했지만, 젊은 혈기로 바로 학원 등록을 했다. 약 7개월 동안 학교와 학원을 병행했다. 미대생들과의 경쟁이라 미술 실력은 좀 딸렸지만, 학점도 좋았고, 영어 성적도 꽤 좋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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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여자 친구의 학교를 포함 3군데의 미대에 합격했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지각, 결석한 번 안 하고 열심히 공부를 했고, 과대표도 하고, 내내 장학금도 받으며 영광스러운 대학시절을 보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졸업도 하기 전에 광고대행사에 취업을 했다. 그런데 꿈과 현실은 달랐다.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야근에 주말에도 회사 나오기 일쑤 그리고 클라이언트에게 시달리면서 크리에이터가 아닌 오퍼레이터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인생이 정말 허무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맨날 야근만 하는 회사를 1년 만에 미련 없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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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대학원 준비를 한 후 전혀 다른 전공인 언론대학원에 입학했다. 당시 필이 꽂혀 있던 광고를 전공으로 택했다. 학교 수업을 받던 중 홍보 과목을 몇 개 듣게 됐다. 홍보의 매력에 빠졌다.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당시 여러 대기업 홍보팀에서는 홍보 업무뿐만 아니라 디자인 업무가 함께 병행되기도 했다. 나름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공을 홍보로 바꿨다. 그리고 그때부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인터넷 신문 객원기자, 필진 등의 활동을 했고, 신문사에서 인턴 기자 활동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

 

  졸업할 무렵 나는 좀 특이한 이력으로 내가 가고 싶던 대기업 홍보팀에 입사했다. 홍보팀에는 디자이너도 있었고, 광고 담당자, 홍보 담당자도 있었다. 나는 디자인, 사보, 광고, 언론홍보 업무 등을 업무를 맡게 됐다. 그동안 언론홍보, 디자인, 사보, 광고 등의 업무를 맡아 일했다. 현재는 대학원의 전공만을 살려 언론홍보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현 업무에도 사진 편집, 보정, 합성 등 그래픽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또한 미대를 다니며 키운 미적 감각도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첫 전공이었더니 건설 회사의 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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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딩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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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쓸데없는 배움은 없다. 첫 전공이 싫어서 다른 전공을 택했고, 또 그 전공에 확신이 없어서 또 다른 해방구를 찾았다. 당시에는 불안한 미래에 힘들고,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시련과 괴로움을 겪으며 성숙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목표한 것을 향해 한걸음 한 걸음씩 나아 가야겠지. 당장은 그 차이를 느낄 수 없을지 몰라도 조금씩 축적된 경험과 노력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세상에 쓸데없는 배움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