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외국어에 대해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외국어 공부는 직장인에게 끝없는 과제다. 입사를 위해 만들어 놓았던 점수는 유효기간 2년이라는 시간 속에 무용지물이 되고, 서서히 외국어에 손을 놓고 바쁜 일상을 살게 된다. 그러다 3-4년 후 진급 시(보통 대리 진급 때 필요하죠) 어쩔 수 없이 손 놓았던 외국어 공부를 어설프게 시작, 적당한 점수를 만들어 제출하게 된다. 진급 이후 더욱 바빠진 직장생활, 잦은 술자리 등을 핑계로 외국어와는 서서히 작별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외국어와 서서히 작별했던 1인.
회사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오픽 시험 제도를 도입, 일정 점수 이상이 되지 않으면 진급을 할 수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했다. 시험일은 다가오고… 초초, 불안, 스트레스….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외국어 실력. 하지만 오픽은 100% 스피킹이기 때문에 자신이 더욱 없었다. 스피킹 테스트는 난생 처음이었다.
당시 입사 6년 차. 30대 후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나에게 첫 오픽은 정말 부담 그 자체였다. 그래서 생소한 오픽을 조금이나마 알기 위해 학원 기초반에 등록했다. 월, 수, 금 저녁 8:00부터 9:40분 수업. 오픽은 역시 스피킹. 선생님은 첫 날부터 정신 없이 발표를 시키고, 매일 매일 숙제를 내줬다. 처음 보는 옆 사람과 발표. 또 발표. 그리고 바쁜 와중에 숙제… 하지만 꾹~ 참고 다닌 두 달간의 학원 생활은 큰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학원 등록과 함께 뭔지도 모르고 치렀던 첫 모의 오픽에서 IL을 받았는데, 한달 반정도 공부를 한 후 실전에서 IH를 받았다. 덕분에 회사에서 매년 봐야하는 오픽시험 3년 면제를 받았다.
늘 바쁜 직장인들이 오픽 고득점 획득을 위한 방법을 살펴볼까? 한 달 반 남짓 회사를 다니면서 학원 공부를 병행했던 방법을 토대로 소개해 볼까한다.
시키는 것만 하자!
자의든 타의든 꼭 필요한 영어공부. 늘 바쁜 직장인들에게 효율적인 공부는 어떤 것일까? 나는 오픽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학원 선생님께서 시키는 것을 모두 해보자”라고 마음 먹었다. 회사때문에 도저히 할 수 없는 스터디 모임만 빼고, 그 외의 것들은 두 달간 거의 지켰다.
발표를 두려워 말자! 수업시간에 배웠던 주제를 가지고 옆 사람과 발표하는 것. 물론 망신스러워서 처음부터 제대로 될 리 없다. 그래서 교재의 내용을 그냥 읽기도 여러 번.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1-2분 동안에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짧게나마 작성하고 말하게 되어 갔다.
외워서 발표하기! 월, 수, 금 수업시간에 매일 숙제가 있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주제를 택 1 다음 수업 시간에 외워서 발표하기다. 너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역시 하루 이틀 지나면서 더듬거리는 것도 줄어들고 말발도 늘어 갔다.
충실하게 과제 하기! 한 달에 두 번 정도 주제를 주고 직접 작성하고, 외워서 녹음하는 숙제가 있었다. 발음, 속도, 내용 등을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피드백 해주셨다. 하지만 귀찮아서 안 하는 사람이 대부분. 한 반에 1-2명 할까 말까다. 정말 귀찮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100% 제출 완료. 선생님께 소정의 선물까지 받았다.
항상 회사 일을 마치고 지친 몸을 끌고 가기 일쑤였다. 그래도 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한달 반 동안 스케줄 조정을 해가며 출석률 99%, 과제 100%를 달성했다. 과제도 항상 외워가서 발표를 했고, 온라인 과제도 제출했다. 직장인들이 주로 듣는 시간이라 빠지는 사람이 많았다. 2-3명이 수업을 받는 날도 많았고, 혼자서 개인과외를 받은 적도 있다. 오히려 이런 시간이 기회다. 더욱 정신 차리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이 없는데… 언제 공부??
항상 공부 할 시간은 부족했다. 평일에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주말에도 가족들 때문에 공부 할 시간이 없었다. 많은 시간을 한 번에 할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직장인이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서는 역시 자투리 시간 활용이 관건인 것 같다.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 시. 학원이 끝나고 집에 가는 전철 또는 버스에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한 번 천천히 읽어보고, 다음 수업 시간에 발표 할 과제를 스마트 폰 메모장에 작성했다. 그리고 잠자기 전이나 다음 날 출퇴근할 때 틈틈이 읽으면서 외웠다.
시시때때로. 화장실 갈 때, 외근 갈 때 길에서, 점심 먹을 때, 수업 가기 전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항상 핸드폰의 메모장을 보며 주절거렸다. 외국에서 살다 온 동료 앞에서도 얼굴에 철판을 깔고 주절거리기도 했다. 자기 전에도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주저리 주저리 떠들기도 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우리 애들한테도 떠들었다. 주절거리다 보면 어느새 조금씩 익숙해 지게 된다.
오픽, 기출문제 너무 많다?
오픽은 21개의 주제별 토픽, 16개의 돌발 토픽을 바탕으로 총 200여 가지의 기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에 비해 2달 간의 학원수업 내용은 턱없이 부족하다. 월, 수, 금, 월 10회. 수업시간에 진도빼기로 속성 수업 내용들을 제외하고, 수업시간 발표 3회면 한 달에 총 30번의 발표 연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외우는 숙제 10개. 녹음 과제 2개. 이렇게 하면 한 달에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오픽 주제는 총 42개. 두 달이면 84개다. 하지만 오픽은 모든 내용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외우고 토픽에 익숙해 지면 기본 틀에서 비슷한 문장과 맥락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때문에 200여 개의 토픽을 모두 공부해야 고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라.
실전 시험이 더 쉽다?
시험 직전에는 새로운 주제를 외우고 공부하는 것 보다는 그 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위주로 복습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서베이에서 선택 할 내용을 미리 선별해서 예상문제에 대한 답변을 5-6줄 정도 만들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시간이 없을 땐 질문에 따른 답변 내용은 한국어로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간혹 한국말로 대답을 하려고 해도 난감한 질문들도 꽤있다.
오픽은 스피킹이라 듣고, 읽고, 문제푸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학원 다닐 때 어설프게 발표했던 것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전에서는 컴퓨터에게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감이 덜하다.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하건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다면 문제에 따라 발화량을 최소 50초에서 1분 3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정답이 없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정답은 없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특히 바쁜 직장인들, 혼자서 꾸준히 공부할 수 없다면 돈을 내고 학원을 다니면서 방법을 찾는 것도 좋다. 누군가 방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성실히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거져 되는 건 없다. 노력은 필수다. 그리고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내가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라는 생각으로는 꾸준한 공부를 할 수 없다. 나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시작한 공부지만, 너는 더 거창하고 더 큰 꿈을 가지고 어학 공부에 매진하시기 바란다.
나는 IH를 받은 이후 회사에서 오픽 시험 3년 면제를 받았는데, 어느덧 3년이 지났다. 얼마 전에 다시 시험을 봤다. 공부를 제대로 못해서 시험을 보면서 답답함과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 정말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3년 전 열심히 공부했던 기운 때문인지 IM3를 받았다. 공부 안한거 치고는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지만.... 그래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공부를 해서 다음 번 시험에는 성적을 조금 더 올려야 겠다.
영어때문에 피가 마르는 이 세상의 모든 직딩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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