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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에세이, 어른의 무게

직딩H 2021. 1. 7. 19:00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에세이에서 작가는 어른이 어른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리고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모두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실감하게 한다. 

“누구나 처음 어른이 된다. 어떤 면에서든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결핍 속에서 어른의 무게를 현명하게 견디는 방법을 찾아야 좀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 완전한 어른도 없다. 그래서 더더욱 어른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삶에는 소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드러나지 않는 경험이 나를 어른으로 서게 한다. 이를 통해 미약하게나마 내면이 단단해진다. 이 모든 경험이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느꼈으면 한다."

 

"모두에게는 저마다 견뎌내야 하는 무게가 주어진다. 이 무게를 덤덤하게 이겨내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 아닐까. 어른의 무게는 결국 마음의 무게다. 나 역시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견뎌내는 중이다.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기 위해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를 놓지 않는다. 그것이 어른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른으로 살아가지만 정작 제자리를 찾지 못해 흔들리지만,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지키고 사랑하는 당신을 응원하는 따뜻한 책이다.

 


프롤로그 中 

 

인생은 평범함의 되돌이표 같지만, 각자의 삶에는 소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드러나지 않는 경험이 나를 어른으로 서게 한다. 이를 통해 미약하게나마 내면이 단단해진다. 이 모든 경험이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느꼈으면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어른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마음의 짐 또한 내려놓고, 자신만의 색깔로 차가운 일상에 따뜻함을 덧칠하기 바란다. 일상의 평범함을 특별하게 여기며 마음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어른의 삶이다.

 

 

책 속 이야기 

 

나는 내가 싫다. 하지만 나는 내가 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진정한 나다움 따위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순간순간 주어지는 세상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나’가 있을 뿐이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지금껏 나를 버티게 하는 고마운 가면이다. 여전히 그리고 평생 나를 따라다닐 두툼한 가면. 수백 수천 가지 가면 덕에 내가 살아 있음을, 나의 나다움을 새삼 느낀다. --- p.36


가깝게 지내던 누군가와 맞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인연을 끊지 못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와 미련 때문이다. 헤어진 커플은 연애 초의 마음을 떠올릴 때 흔들린다. 그때 감정이 진심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기에 미련이 남는다. 체형이 변하듯 마음도 변한다. 애써 부인하고 싶을 뿐, 혹시나 하는 기대가 부르는 착각이다.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했던 연인이 있었다. 만남을 반복할수록 삐걱거렸다. 서로가 첫 감정, 첫 강렬함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미 그 느낌은 사라진 허상이었다. 마음이 그때와는 다른 형태로 바뀌었음을 서로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넌 내게 이 정도는 해야 돼’라는 보상심리가 재회의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대로인데 너만 변했어’라는 어긋남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다. --- p.42

 

그동안 단점에만 집착했음을 깨달았다. 단점이 하루아침에 장점이 될 수는 없다. 여전히 남 앞에서는 것은 어렵고 두렵다. 하지만 강의를 계기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무작정 잘하고 싶은 욕심을 버렸다. 이제는 이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떨리면 떨면 된다. 누군가 그랬다. 얼굴이 빨개져 떠는 모습에서 진실함이 느껴진다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 p.65 


선심에는 보답을 바라는 기대와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착각이 숨어 있었다. 그래서 불쾌했을지 모른다. 단호하게 거절했다면 상처도 입지 않았을 것이다. 부탁을 들어 주고, 좋은 소리도 듣고 싶은 집착이 나를 언짢게 했다. 보상보다는 ‘괜찮은 사람’ 인증을 바랐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는 불쾌한 감정을 유발했고 관계를 훼손했다. --- p.86 

 

세대 차이를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로만 인식하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다. 후배 시절을 먼저 경험한 선배가 더 노력해야 한다. ‘나 때는 이렇게 했지만, 지금은 더 좋은 방법이 있겠지’라는 생각, ‘나는 실패했지만, 세대가 바뀌었으니 해결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인지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어른이라고 다 어른은 아니다. --- p.90

 

“나는 원래 그래. 타고난 성격이야”라는 말로 감정을 거침없이 표출하며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는 이들이 있다. 주변 사람도 원래 그런 성격인데 참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원래 그래’는 비겁한 망상일 뿐이다. 원래 그런 건 없다. --- p.97 


백해무익한 청산유수보다 한마디 요점이 보상이다. 주변에는 가짜 청산유수에 집착하는 어른이 많다. 짧은 시간 간단한 말로 굵은 핵심을 짚는 것이 능력 있는 어른의 자질이다. --- p.103 

 

가까운 관계라고 불쾌하고 불편한 말을 서슴없이 해서도 안 된다. 적이 되는 지름길이다. 검은 말은 엎어치나 매치나 검다. 의미 없이 허공으로 흩어질 말은 애초에 꺼내지 않는 것이 낫다. 그 사소함이 누군가에게는 무거운 짐이 될지도 모른다. --- p.132

 

사람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케케묵은 감정이 밑바닥부터 가득 차 더는 담지 못할 때 넘친다. 오랫동안 자리한 불필요한 것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수시로 비워야 쓰레기통은 제 임무를 수행한다. 사람의 ‘감정’통도 마찬가지다. 제때 비워야 타인을 좀 더 넉넉하게 받아들인다. 누군가의 마음, 진심, 배려를 왜곡 없이 받아들이고, 불편한 감정도 희석해 품으려면 여유라는 공간이 필요하다.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버리고 채우는 중이다.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감정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 p.161


삶이란 자신에게 내어줄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욕망이든, 악이든, 깡이든, 여유든, 실력이든, 노력이든 치열한 과정을 거치며 삶은 완성된다. --- p.186


 

에필로그 中

“나는 나야, 그리고 나는 내가 될 필요가 있어.”

〈어린 왕자〉의 충고가 어른이 된 후에야 귀에 들어와 마음에 박혔다.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겪으며 그보다 더 많은 날을 헤쳐 나가려면 쉬이 변하지 않는 자신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에게는 매일매일 저마다 견뎌내야 하는 어른의 무게가 주어진다. 이 무게를 덤덤하게 이겨내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 아닐까. 어른의 무게는 결국 마음의 무게다.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 오늘 하루를 무사히 견뎌내는 덤덤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