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로필에 'Life begins at forty'라고 적어 놨다. 진심 어린 내 마음이다. 나를 셀프 위로하면서 스스로에게 더 힘내라고 보내는 응원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이를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다지 의식하며 살지는 않는다. 다만 주변에서 수시로 내 나이를 환기시킬 뿐.
마흔도 훌쩍 지나면 왠지 아쉬움이 남아도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마흔의 봄>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왠지 나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가득할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젊을 적엔 사십 대가 되면 모든 걸 통달할 줄 알았다. 아는 것도 많아지고, 똑똑해지고, 철도 저절로 드는 줄 알았다. 또한 그에 따른 대접도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인 줄 알았다. 숫자에 맞춰 몸도 마음도 자연스럽게 성숙하는 게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했다.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던 거 같다. 책의 활자를 통해 자꾸 자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룬 게 없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말들은 곧 나에게 하는 말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가장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나보다 먼저 40줄에 접어든 작가의 말들을 곱씹으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렇게 신랄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지금껏 잘 살아왔고, 앞으로 더더욱 잘 살아갈 자신 있다는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라는… 사실 충분히 잘 살아온 사람만이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거니까.
<마흔의 봄> 자신의 마음을 같은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과 공감으로 채우고, 지금까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시 정진하자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는 책이다.
출근길부터 아침 햇살이 가득하다. 매년 봄이 돌아오듯 나에게도 봄은 늘 찾아왔을 터. 단지 나에게 찾아오는 봄을 스스로 밀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도 가끔은 <마흔의 봄>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나에게 그리고 그 어떤 누구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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