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검사내전>과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는 서브 타이틀이 정말 잘 어울리는 내용들로 가득 찬 책이다.

 

인기 많은 책이지만 왠지 나와 거리가 먼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저자라 거부감이 들었다.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읽기 전 조금 망설였다. 기우였다.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라는 설명처럼 누구나 고개를 끄떡이고 혀를 끌끌 찰 수 있는 우리들과 나의 이야기였다.

 

이를 악물게도 되고,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나는 소시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안타까운 건 검사가 다룰 수 있는 이야기가 모두 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이다. 덕분에 공부만했던 검사는 암흑 세계를 통해 사람공부를 하고 세상을 알아갈 수 있었다고.

 

“법을 공부하다 보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이 보여. 우리가 생각할 땐 분명 사기인데 합법적으로 이걸 빠져나갈 수 있는 거야”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회사에 근무했던 법무팀 변호사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교묘하게 사기 쳐서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아”라고.

 

사기꾼들도 너무 많고, 어리석게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은 대한민국이다. 검사는 이러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법의 모순적인 면을 일일이 언급했다. 현실의 불합리함에 맞서고자 하는 검사의 의연한 태도가 참 멋지다.  초임시절부터 할 말 다하고 살면서 또라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사연을 덤덤하게 전하는 여유로운 말투도 맘에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똑똑한 사람들이 사법고시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기꾼이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현실의 씁쓸함과 무거움이 머리 속에 묵직하게 남는 책이기도 하다. 세상의 약자가 더욱 짓밟히지 않는 세상, 인간(특히 약자들)의 원시적인 존엄성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존중 받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길 바라는 내 미약한 바람을 검사의 바람에 보태본다.

 

브라운관 속, 스크린 속에서 보여진 검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레알 검사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덕분에 <판사유감>이라는 책도 주문했다. 판검사가 될 수는 없으니 그들의 삶을 엿보는 수 밖에.


 


Posted by 직딩H 직딩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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