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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재발견, 현실적 문제 '뒤치다꺼리'에 대한 불편함

직딩H 2017. 2. 14. 10:24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1만 시간의 법칙이 등장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나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에큰 매력을 느꼈다. 그런데 책 리뷰를 쓴 글(https://brunch.co.kr/@workerhanee/89)에 이 이론이 잘못됐다는 댓글이 달렸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이 있었다. 당장 집어 들어 읽었다.


  이 책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오류가 있다며 좀 더 구체적이고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어떻게하는 것이 중요한 가에 대해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설득 논리를 펼친다.


  이 책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는

‘타고난 재능도 천재도 없다’, ‘나이와 상관없이 뇌는 쓸수록 변화한다’, ‘심적 표상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등의 의견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의식적인 연습’(책의 주제다)으로 귀결된다. 인간이 어떤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식적인 연습 ‘1만 시간의 법칙과 다른 의미를 가진다.


  ‘1만 시간의 법칙 10여 년 간 똑같은 일을 꾸준히 반복하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만, ‘의식적인 연습은 이러한 반복은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의식적인 연습'은 비슷한듯하면서 전혀 다른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


일상에서 활용하는 의식적인 연습을 위한 기본은 다음과 같다.

최고의 선생을 찾아라

시늉하지 말고 몰입하라

집중하고, 고치고, 반복하라

정체기에서 탈출해라

지속 가능한 동기부여의 힘


또한 이 책에서는 의식적인 연습’ 7가지 원칙(특징)을 소개한다.


첫째, 다른 사람들이 이미 방법을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한 효과적인 훈련 기법이 수립되어 있는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이다.


둘째, 개인의 컴포트 존을 벗어난 지점에서 진행되며, 배우는 사람은 자신의 현재 능력을 살짝 넘어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셋째,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다.


넷째, 신중하고 계획적이다. 즉 개인이 온전히 집중하고의식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다섯째, 피드백과 피드백에 따른 행동 변경을 수반한다.


여섯째, 효과적인 심적 표상을 만들어내는 한편으로 거기에 의존한다.


일곱째, 기존에 습득한 기술의 특정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이를 한층 발전시키거나 수정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접했을 땐 그동안 흘려보낸 시간이 아깝고, 후회되는 부분이 많아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1만 시간의 재발견>의 핵심인의식적인 연습에 대해서는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거리감이 느껴졌다. 공감은 가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최고의 선생을 찾아라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실 무언가에 대한 학습 과정은 학창 시절 혹은 어떠한 준비를 해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왔던 방식이다. 대입시험이나 국가고시 등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는 누구나 이러한 방법으로 몰입해서 공부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더욱 집중하고, 고치고, 반복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일상과 환경이 바뀌면 같은 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


  책에서 나온 예처럼 피아노, 테니스, 바이올린 등을 평생 업으로 삼은 사람은 다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바로 가장 현실적이라고 볼 수 있는뒤치다꺼리. 이 책에서는 반복해서 단계적으로 최고의 코치나 선생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상위 몇 프로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최고의 개인 코치나 선생을 찾을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이 책에서는 모든 분야에서의식적인 연습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일단 경제적 여유가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의식적인 연습이라는 것은 누구나 겪어온, 누구나 할 수 있는 학습 방법이다. 문제는 시간과 돈이다. 어린 시절부터 단계적으로 최고의 선생님(혹은 코치)을 곁에 두고 학습을 해왔다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내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직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의식적인 연습'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


  이 책 <1만 시간의 재발견>은 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에 따른 '뒤치다꺼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노력하면 된다는 희망을 전하는  ‘1만 시간의 법칙보다 씁쓸함이 강하게 남는 책이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최고의 뒤치다꺼리를 해줄 수 없음에 이러한 감정이 우선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장 교훈으로 마음에 와 닿는 것은컴포트 존에 대한 얘기다. ‘컴포트 존은 바로 자신이 안주하게 되는 지점(순간)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컴포트 존을 넘어설 때 비로소 이전에 하지 못하던 것에 도달할 수 있다. ‘컴포트 존에 머물면 더 이상 발전할 수도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도 없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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