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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를 무조건 비난하지 말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

직딩H 2011. 4. 9. 07:00

 

 
  얼마 전 와이프에게 문자가 왔다. 자신의 블로그에 달린 악플 때문에 가슴이 뛰고 블로그도 하기 싫고 심지어 우울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하루 이틀 있었던 일도 아닌데, 왜 새삼스럽게 그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신이 아닌 악플의 화살이 우리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엄마의 분노가 컸던 것이다. 그날 와이프는 아이들을 욕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분노의 표출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런 건 그냥 지워 버리면 되지…”라는 한 마디만 했다.  

 

  나 또한 블로그 초기에는 악플들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이웃 블로거에게 악플 때문에 무섭다는 하소연을 했던 적도 있다. 입에 담기 조차 어려운 저질스러운 글에서부터 가족에 대한 이야기, 인신공격까지 다양했다. 처음에는 화도 나고, 얼굴도 달아오르고 자존심도 상하곤 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면서 금방 무뎌지고 무시하게 됐다. 이제는 기분 나쁠 듯 하면 읽다 말고 삭제하곤 한다. 그런 글들은 블로그 댓글에 수도 없이 달리는 욕실에서 두 명의 노예와. 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하던 어느 날 악플을 달만한 내용이 아닌데도, 억지스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그래서 그들의 심리를 찾아봤다. 많은 이슈가 되었던 타블로의 악플과 안티에 관한 기사, 악플과 악성 루머로 자살한 최진실과 가수 유니 등의 연예인들에 대한 기사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런 저런 글들을 읽어 보며 악플러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사람을 죽음까지 몰고 가게 하는 악플러는 도대체 누구일까? 우리를 맹목적으로 욕하고 깎아 내리는 그들. 알고 보니 참 안타까운 존재였다.

 

소외 된 열등감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꼽는 것은 숨어 있는 열등감에 대한 표출이었다. 때문에 은밀하게 익명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억압된 열등감을 마음껏 표출하는 것이다. 악플러들 중에는 학생이나 무직자, 사회 부적응자가 많다고 한다. 소심한 사람들이나 독신자들도 악플러가 되기 쉽다고 한다. 성인 악플러는 드러나는 곳에 나서지 못하고 숨어서 감정을 배설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청소년이나 미성년자인 악플러는 단순히 재미로 악플을 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악플러는 중독성이 강한 도박과 알코올 중독과도 같다고 한다

  그들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헤엄치며 여기 저기서 자신의 열등감을 표출하고 다니는 것이다
. 어찌 보면 우리 블로그에 달리는 기상천회한 악플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반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열등감을 지닌 그들보다 정신적으로 우등한 우리는 그들의 무모한 배설에 동요 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

잘나고 싶은 공격본능

 

  악플러의 심리에는 공격적인 본능이나 남에게 칭찬받고 싶고 남보다 잘나고 싶은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고 순간적으로 짜릿한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 정신과에서는 자신은 특별하고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기애적 인격 장애인 사람들이 악플을 달기 쉽다고 말한다. 이들은 쉽게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며 자신의 악플로 인한 상대방의 감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악플들을 보면 논리적인 반박 글이 아닌 어떻게 하면 상대를 깎아 내리고 기분을 상하게 할까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들의 성향을 잘 알아두면 무조건 적인 비난에 이제는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블로그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로그인도 안 하고 들어와 일방적으로 퍼붓는 욕설은 사실 욕설로써의 가치도 의미도 없다.   


마치며...


  내가 정성들여 쓴 글에 달린 악플을 보면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고, 기분이 많이 상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기기도 한다. 로그인도 하지 않는 어쩌면 다시 찾아오지도 않을 실체 없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악플을 어디에 남겼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들은 우리와 정신세계가 많이 다른 사람들이다. 악플은 그들의 소외 된 열등감과 자기애적 인격 장애에서 오는 공격성일 뿐이다. 그러니 그들을 원망하거나 미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은 존재감 없는 스쳐가는 아바타 같은 존재다. 악플러들은 단지 똑같은 온라인 상이지만 자신들과 다르게 이웃간의 따듯한 정이 흘러 넘치는 블로거들의 모습이 무지하게 부러운 것뿐이다

 

※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악플은 내가 쓴 글을 반박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블로거들을 찾아다니며 무조건적인 욕설만을 과감하게 배설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관련 기사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129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