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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동료의 실적을 가로챈 최악의 실수

직딩H 2014. 3. 24. 06:00

 

 

  잘 지내던 직장 동료가 한 순간에 적이 될 때가 있다. 확실하게 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오히려 대처하기가 쉽지만, 일방적인 실수로 한쪽에서만 그렇게 느끼게 된다면 상황은 난처하기 그지없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의도치 않게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들을 경험하곤 한다나 역시 입사 초 의도하지는 않게 직장동료의 실적을 가로챈(?) 만행을 저지른 적이 있다.

 

  나보다 입사가 1년 빠른 동갑내기 선배와 절친에서 한 순간 적이 되었던 실수담이 있다. 그 때의 악몽 속으로 들어가 볼까? 

 

 

:: 순간의 실수, 배려가 상처가 되다 ::

 

 

  입사 1년 차 신입시절. 나는 팀장님, 회사 선배와 함께 회사의 신규 브랜드 BI 개발과 캐릭터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팀장님께서 건강상의 문제로 3개월간 병가를 냈다철두철미했던 팀장님은 병가 중에도 틈틈이 회사에 나와 진행 중인 주요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그러던 중 나는 다른 업무에 투입되면서선배와 진행하던 업무에서 빠지게 되었다. 팀장님의 부재, 그리고 내 업무 변화로 선배가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선배는 혼자 많은 양의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야근도 자주 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팀장님께서 회사에 오셨다.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보고하라고 했다. 당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선배를 찾았지만, 마침 선배가 자리에 없었다. 나에게 업무를 보고하라고 했다. 나는 해당 업무에서는 빠졌지만, 진행사항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진행 중인 업무를 뽑아서 팀장님께 보고를 드렸다

 

  선배가 돌아왔을 때 선배~ 팀장님 나오셔서 제가 결과물 뽑아서 보고 드리고, 진행사항 말씀드렸어요~” 라고 말을 했다. 선배는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더니 상당히 기분 나쁜 내색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갑자기 메신저로 업무와 관련된 모든 파일을 압축해서 나한테 보냈다앞으로 이 업무 OO씨가 다 해요~” 라는 퉁명스러운 한 마디. 너무 당황스러웠다.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라는 생각에 머리가 멍했다.

 

 

:: 순간의 실수, 동료를으로 만들다 ::

 

 

  나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선배한테 말을 걸었다. 선배,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선배도 내가 답답했는지, 말을 꺼냈다선배는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지금의 실무자는 자기이고, 프로젝트 시작 시점부터 혼자 일을 도맡아서 하다시피 했는데, 마무리 시점에서 업무에서 빠진 사람이 보고를 해버려 어이가 없다는 것. 잘 챙겨주면서 친하게 지냈던 후배가 뒤통수(?)를 친 순간이랄까. 친했던 선배와 한 없이 멀어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남의 실적을 가로챈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업무에서 빠지게 되었고, 선배가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일언반구도 없이 마치 내가 담당자인 것처럼 보고를 해버렸다. 순간 민망해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눈치 없던 나는 선배의 말과 행동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 팀장님은 나에게 보고를 받고 이미 들어가신 상태였고선배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도 선뜻 선배에게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얼마 뒤 팀장님께서 복귀하셨고, 나를 불러 해당 업무에 대해 물어 보셨다. 나는 지난 보고 시점의 상황부터 자초지종을 팀장님께 말했다. 그리고 선배가 팀장님과 함께 업무를 차질 없이 잘 마무리 했다

 

 

:: 비 온 뒤, 땅은 더욱 단단해진다 ::

 

 

  솔직히 상사 입장에서는 누가 보고를 하건 상관없다. 하지만 두 명의 실무자 입장에서는 난처하고 당황스러웠던 사건이었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 나는 동료의 실적을 가로챈 파렴치한이 된 것 같아 많이 힘들고 괴로웠다. 물론 선배에게 많이 미안했고그 이후로는 업무를 진행할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됐다. 

 

  지금은 선배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제는 서로 연차도 꽤 되고 선배라기보다는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 또한 험난한 직장생활을 함께하면서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되었고, 의지하며, 힘이 되는 사이가 되었. 역시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진 것 같

 

직딩한이

 

OTL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오해가 쌓이고, 관계가 멀어지기도 한다이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무에 대한 예의,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솔직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동료를 대해야 한다오늘도 동료들과 함께 전쟁터에서 치열한 전투 중인 우리 직딩들!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며활짝 열린 마음으로 동료를 대해라그럼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