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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김종욱 찾기, 신들린 3인 100역에 배꼽 빠지다

직딩H 2014. 5. 30. 06:00

 

  요즘은 종종 대학로를 찾게 된다. 찌든 정서를 조금이나마 환기 시키기 위함이랄까. 그런데 가끔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연으로 정서가 더 피곤해 질 때가 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오랜만에 활짝 웃으며 공연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메말라 갈라져가는 나의 정서를 보듬어준 뮤지컬은 바로 김종욱 찾기다. 영화로도 개봉을 했지만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았고, 내용도 전혀 모른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찾은 대학로 쁘띠첼 시어터. 고등학생들로 가득한 공연장, 젊은 열기 속에서 젊음을 더욱 만끽하고 돌아왔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진부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사랑을 찾는 여정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극의 활기를 더해주며, 매 순간 순간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쉴새 없이 실소와 폭소를 유발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공연에는 딱! 3명만이 등장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공연. 그런데도 내가 이렇게 극찬을 하는 이유는 단 3명이지만 마치 100명은 등장하는 듯한 공연을 본거 같기 때문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은 김종욱이 아닌 멀티맨 박세욱(본명)이다. 역할이 너무 많아서 딱히 어떤 역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미친 혹은 신들린 캐릭터? 라고 표현하는게 어울릴 듯 하다.

  

  뮤지컬이 시작할 때 까만 정장을 입고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 훌륭한 외모도 아주 월등한 가창력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은 그 이후부터.

 

 

 

 

  가수를 거쳐, 남주인공(박영수)의 직장상사, 여주인공(유리아)의 직장상사, 유리아의 아빠, 택시기사, 엄마, 아줌마, 괴팍한 할머니, 고상한 할머니, 맞선 남, 인도 숙박업소 주인, 인도 댄서, 가짜 김종욱, 웨이터, 다방 레지, 술집 주인, 일본인 스튜어디스, 일본인 항공사 직원, KTX기장, KTX 카트맨 등 총 22가지라고 하는데, 나머지 2가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짧은 순간에 옷을 갈아입고, 가발을 바꿔 쓰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능청스럽게 이어지는 멀티맨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능숙했고 열정적이었다. 계속되는 노래와 춤에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지금까지 보았던 뮤지컬 중 가장 훌륭한 조연이 아니었나 싶다. 톡톡 튀는 개성과 말투와 몸짓 하나 하나가 재치 그 자체였다. 정말 멀티맨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뿐만 아니라 훈남 주인공 박영수의 1 2역도 매력이 있었고. 유리아의 통통 튀는 발랄하고도 진지한 연기도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사랑이란 멀리 있지 않은 것이라는 주제를 객석으로 내던지며 막을 내렸지만, 난 사랑보다는 뜨거운 세 배우의 열정적인 모습이 한 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3명이 출연하지만 마치 100명은 만나고 가는 것 같은 정신 없고도 신나는 뮤지컬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김종욱 찾기

장소
예술마당 1관
출연
최원준, 윤석현, 강동호, 문진아, 한수연
기간
2007.10.23(화) ~ 오픈런
가격
일반석 4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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