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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이힐, 차승원이 내려친 금기의 벽

직딩H 2014. 6. 10. 06:00

 

  차승원 주연의 영화 하이힐을 봤다. 영화 장르는 느와르, 액션. 딱히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시간대가 맞는게 없어서 택한 영화였다. 잔인함으로 시작해 잔인함으로 끝나는 영화 하이힐. 하지만 잔인한 깡패 영화라는 커다란 틀 속에 담아낸 이방인(트렌스젠더)의 삶은 왠지 모를 씁쓸함과 찝찝함으로 내 가슴 한켠에 머물러있다. 

 

  이 영화 하이힐은 여자가 되고 싶은 거친 남자의 삶을 다룬 영화다. 내면에서 끊임없이 살아 숨쉬는 여성성 때문에 더욱 더 상남자가 되어버린 윤지욱(차승원)은 깡패보다 더 깡패 같은 경찰로 명성을 날리는 형사다. 그는 자신의 여성성을 부인하며 살아왔지만, 더 이상 자신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여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여장을 한 차승원의 모습이 처음 등장했을 때, 관객들은 실소를 터트렸다. 초반에는 예쁜 남자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차승원을… 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영화 하이힐은 차승원이 아니면 어느 누구에게도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장진 감독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평소 터프하고 강한 이미지의 차승원의 이미지와 영화에서 만들어진 더욱 거친 모습이 시너지를 일으켜, 윤지욱은 세상에서 가장 남자다운 남자가 되어 있었고, 그런 그가 여자가 되어 세상을 등지려고 하는 모습은 그가(그들이) 살고 싶은 삶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영화 하이힐의 주인공은 남자 중의 남자가 필요했고, 그 역할은 차승원 밖에 소화할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도입부에 영화를 본 느낌이 ‘씁쓸함과 찝찝함’의 중간에 머물러있었다고 말한 의미는, 영화에서 다뤄진 이들(트렌스젠더)의 삶을 응원할 수도, 그렇다고 등을 돌릴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 못할 그들의 삶.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을 통해 잔인하고 슬픈 운명을 지닌 그들의 삶이 얼마나 간절하고 또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영화 하이힐, 액션, 느와르에 색다를 소재를 가미한 장진 감독의 도전 정신 그리고 상남자 차승원이 보여준 쉽지 않았을 고난도 액션,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장, 남녀를 오가는 섬세한 감정 연기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