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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 사표 내지 않을 용기를 주다

직딩H 2017. 7. 26. 09:13

 

도서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은 12년 차 직장인 선배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주옥같은 말들로 가득 찬 직장인 성장 도서다. 그 어떤 직장인에게도 책 제목대로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질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강산이 변한다는 10여 년 이상의 세월을 먼저 경험한 선배의 조언은 피가 되고 살이 되기에 충분하다.

 

책을 보면 저자의 성격이 그대로 배어난다. 직장을 전쟁터도 아닌 지옥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저자의 글에는 무한 긍정의 태도가 엿보인다.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몸이 훨씬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과연 저자도 건강할까?) 물론 저자도 직장생활 내내 회사를 긍정의 눈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긍정의 마음을 품게 된 데에는 어떤 계기가 있거나, 스스로 긍정 에너지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 중, 특히 남들과 똑같이 주어진 '상황'(직장생활)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잘난 직장인이 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입사를 하면서부터 '발전', '도전', '계발' 등의 단어를 등한시하는 삶을 이어 간다. 이렇게 1년 2년 … 그리고 10여 년의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린다. 

 

도서 <명견만리>에 보면 '40세 정년론'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본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의 말이다. 이는 40세가 되면 은퇴해야 된다는 말이 아니라, 40세 정도까지는 그냥저냥 회사를 다닐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스스로 미래를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강조한 것이다. 즉, 자신의 가치를 높일, 또 다른 10여 년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다.

 

그러려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스스로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준비의 시작은 바로 직장생활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다. 남들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해 노력한다면 삶의 질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반면 대충대충, '남들도 다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일관한다면 결코 발전할 수도 없고, 남들보다 짧게 직장생활을 마감할지도 모른다.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에서는 바로 이러한 우려들, 대충 살지 말라는 조언들을 차근차근 돼새겨 준다. 직장생활에서 직장인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18개의 꼭지로 나누고, 저자의 섬세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한 글의 마지막에 <선배의 잔소리>에서는 짧고 굵은 글로 자신의 조언을 각인시킨다. 

 

본문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회사라는 곳은 때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페르소나를 쓰고 맡은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무대가 된다. 당장 그 무대에서 내려올 것이 아니라면 아니꼽고 못마땅해도 꿋꿋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면은 나만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역할에 맞는 페르소나를 쓰고 있다.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 갈등을 인정하고 현실과 타협하기 위한 현명한 처신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충분하다.



직장 생활에서는 굳이 과한 말과 행동으로 보일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다. 그중 가장 필요 없는 것이 ‘나 좀 인정해달라’는 외침이다. 잘 보이려는 노력보다는 상사가 싫어하는 것을 행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도대체 내가 몇 번을 말해!”라는 말은 상사에게 맞으면 안 되는 치명적인 독화살이다. 진땀 흘리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부족한 점을 개선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말하지 않아도, 알리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때로는 과한 말보다 수다스러운 침묵의 힘을 믿을 필요가 있다.


영국의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인간은 하루 4시간만 밥벌이를 위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엔 자체로 즐거운 무언가를 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살짝 과장도 있지만 전적으로 동조하고 싶다. 21세기다. 직장에 올인하면 미래를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좀 더 똑똑한 직장 생활이 필요한 때다. 법정 근로 시간을 다 채우고 나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직장에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질책을 받고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인의 두려움 때문에 권한 밖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나중에 과오가 밝혀지면 문제아라는 인식이 생기고, 앞으로의 직장 생활만 피곤해진다. 그러니 괜한 두려움에만 집착하지 말고, 상사의 권한을 십분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하는 게 좋다. 평소 속 좁던 상사도 큰일 앞에서는 의외의 대범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선조들의 지혜만큼 상사들의 연륜도 인정받을 만한 것이다. 영화 인턴에서 30대 CEO가 70세 인턴에게 의지하는 것은 그의 연륜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동료의 부탁을 적당히 쳐내고 알아서 거절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의 귀찮은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착한 아이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다. 착한 아이 증후군good boy syndrome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면서 지나치게 노력하는 것을 이른다.


각박한 상황에 놓인 직장인들은 어쩔 수 없이 치열한 경쟁 관계 속에 놓이게 되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 나야 생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떠안고 살아간다. 이런 마음은 냉철한 세상에 맞서기 위한 준비, 그리고 자가발전하기 위한 자극이 될지도 모르지만 과도한 욕심과 집착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직장 생활을 척박하게 만들고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누군가에게는 책의 내용이 교과서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책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긍정을 심으면 긍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후배들에게 부정적인 상황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꿔주고 싶은 저자의 심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결론은, 회사를 때려치울 생각으로 꽉 찬 마음으로는 어떤 일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 스스로 원해서 입사한 회사에서 남들과 똑같이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라는 직언이기도 하다. 후배들은 분명 하루에도 수십 번 '이 지긋지긋한 회사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직장생활에는 끝이 있고, 어느 누군가는 이미 그 끝에서 절망에 차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은 직장인 후배들이 농익은 직장인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필요한 따듯한 말로 가득한 책이다. 직장생활에 대한 명확한 답은 그 누구도 영원히 풀어줄 수 없다. 이 책도 물론 그렇다. 명쾌한 답보다는 따듯한 감성을 전해주고 때로는 과감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주고, 동료를, 팀장을 대하는 법 그리고 난처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에 대한 경쾌한 지침 또한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한마디로 후배들에게 '사표 내지 않을 용기'를 주는 선배의 착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