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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홍보를 알아? _ 홍보스캔들

직딩H 2010. 8. 15. 20:17

  

  홍보에 몸 담은지 3년이 지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남들이 홍보라고 알고 있는 언론홍보를 전담하게 된지는 얼마 안된다. 사보, 디자인, 광고, 언론홍보 등을 두루두루 맡아왔다. 다시 말하자면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말인가... 여튼 홍보는 건축, 디자인을 거쳐가며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잘해야만 하는 일이다. 회사에서 현재 홍보에 대한 위상이 어떻던 난 내가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기자 만나고 보도자료 쓰고 기사 스크랩하는 일들이 주요 업무다. 주로 이벤트 기사를 많이 다루다 보니 이벤트가 없을 때는 “참, 꺼리가 없구나...”, “보도 실적은 무엇으로 채우나...” 걱정할 때가 많다. 그러다 접하게 된 책이 ‘홍보스캔들’이었다. “멍하니 있지 말고 회사의 홍보를 위해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읽자”라는 심정으로 회사 책장에 있는 책 중에 가장 쉽고 재밌을 것 같은 책을 집어 들었다. 그동안 학교 다니며 홍보에 관한 원론적인 책들은 많이 접했지만, 실제 현업에 종사하며 ‘홍보’가 뭔지를 가르쳐 주는 책은 처음 접했다.

  현대백화점 홍보실에서 10년간 홍보맨으로 활약해 온 저자의 홍보 체험담을 콩트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양지리’라는 인물이 1995년 신입사원 때부터 2004년 가을까지 ‘푸른백화점’ 홍보실 직원으로서 겪은 좌충우돌 경험과 고민, 실수, 보람 등 성장과정을 에피소드로 엮었다. 가자들과의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원칙, 그렇지만 기자들과의 만남에 설레어하고, 기자에게 손수 크리스마스카드를 쓰는 정성어린 모습, 불리한 보도가 나왔을 때 기사의 허점을 파고들어 타격을 최소화하는 일 등 구체적 사례가 많다.

  홍보일을 접하는 사람들의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종사하는 직종이 다르고 출입 기자가 다르지만 해야 하는 일을 매한가지다. 책을 접하면서 홍보업무에 10년 이상을 종사해온 분의 홍보에 대한 생각에 공감하면서 이런저런 에피소드에 한 번 웃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청사진도 머릿속으로 한 번 그려보았다. 

  어떻게 하면 홍보를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모든 홍보인의 오랜 과제이다. 그 과제를 조금이나마 덜어줄 몇 가지를 ‘홍보 스캔들’에서 배웠다.


홍보쟁이 13계명


1. 유목민처럼 이동하라
홍보쟁이는 정보와 사람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행태가 책상머리 취재다.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배우고 직간접 경험이 필요하다. 기자보다 더 많이 발로 뛰고 취재하라. 


2. 거미줄 치기를 쉬지말라
거미는 어느 곳에 가든지 지형지물을 활용해서 거미줄을 친다. 그것으로 먹이를 잡고, 저장도 하고, 스스로를 보호한다. 홍보를 잘하려면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아주 중요하다. 업무상 만나는 사많은 사람을 자신의 방식으로 촘촘히 엮어 네트워크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3. 전사(戰士)가 되라
홍보맨에게는 투지가 있어야 한다.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려는 굳은 의지, 때로는 부당한 기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파이팅 말이다. 또한 친화력과 인화력을 가져야 한다.


4. 일류 요리사가 되라
홍보맨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갖고도 상대 기자나 언론사의 선호와 성향에 맞게 손질하고 요리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재료라도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자를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5. 쯔끼다시를 활용하라
꺼리가 항상 풍부할 수 없기에 홍보맨은 항상 배고프다. 때로는 회사와 무관한 아이디어도 제공해야 한다. 기자와 더 가까워지고 본 아이템이 생기면 더 멋지게 기사화 할 수 있는 심리적 디딤돌이 된다.


6. 아나바다 하라
‘아나바다’ 정신이야말로 유능한 홍보맨의 기본이다. 훌륭한 홍보맨들은 재활용의 천재들이다. 이전의 훌륭한 기사가 고전이다. 단서를 찾아내고 살을 붙이고 가공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7. 놀면서 일하라
홍보와 광고의 공통점은 창의성과 재충전의 중요성이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즐겁게 일하노라면 창의성도 생기고 아이디어 기획에 도움이 된다.


8. 훌륭한 마케터가 되라
홍보와 광고를 무 자르듯이 구분하던 시대는 지났다. 마케터 입장에서 홍보와 판촉에 모두 득이 되는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 제안하라.


9. 삼진을 두려워 말라
‘홍보가 안 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게 기사가 되겠어?’, ‘이번에도 안 되면 체면 구기는데’ 하는 소극적 자세를 버리자. 실패를 두려워 말라. 때로는 슬럼프도 인정하자.


10. 종합예술가가 되라
홍보 아이템을 종합적으로 보는 시야가 절실하다. 기사만 봐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도록 훈련해야 한다.


11. 공과(功過)는 나누라
홍보는 효과 검증이 어렵다. 이제 홍보도 기획 단계부터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진행하고, 종료한 후에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조직 내 관계자에게 피드백하고 공유하라. 공을 나누면 자신감이 생기고, 과를 나누면 교훈이 생긴다.


12. 여당 내 야당이 되라
홍보는 언론사 앞에 회사의 대변인이자 대표다. 최고 경영자나 경영층에 여러 가지 진솔한 정보나 뉴스를 사실대로 알려야 한다. 최고 경영자가 거북해 할 내용이라고 해서 보고조차 않는다면 홍보가 왜 존재하는가?


13. 자기계발에 힘쓰라
“알기는 많이 아는데 깊이가 없어”소리를 안 들으려면, “그 친구를 어디 가서 뭘 해도 훌륭히 할 거야”소리를 듣도록 자기계발에 힘써야 한다. 

  여전히 홍보는 쉽지가 않다.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말 많을 것 같지만 막상 그렇지도 않다. 마치 빙산 같다고 할까. 물위 부분보다는 물밑으로 감추어진 부분이 훨씬 큰...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겪고, 사람들을 만나며 홍보 세계의 더 많은 숨겨진 매력을 찾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