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직딩의 하루/:: 직딩힐링 ::

영화 빅, 순수한 철부지 소년의 화끈한 일탈

직딩H 2010. 9. 16. 06:30

 

  누구나 하나쯤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있을 것이다. 나에겐 그 영화가 바로 1989년도에 본 빅이다. 영화 빅에서는 56년생(한국나이 59)인 톰 행크스의 탄탄하고 탱탱한 젊은 시절과 순수함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주인공처럼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영화 빅은 나에게 그 꿈을 수시로 실현시켜 주곤 했다. 당시 비디오로 녹화 된 테이프가 오랫동안 내 책상에 자리하고 있었다.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정말 많이 본 아름다운 추억 영화다.

 

 

  ▶ Story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던 13살 소년 조쉬(톰 행크스)는 어느 날 친구와 축제에 갔다가 졸타라는 기계에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그리고 그 소원이 이루어 졌다는 응답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든다. 다음날 30세의 어른이 된 채 깨어난 조쉬. 얼굴을 만지작거리고 수도 없이 거울을 들여다 보고, 팬티까지 들춰보는 모습이 유쾌하다. 조쉬는 소원을 이뤘지만 그 대가로 잃는 것도 있었다. 바로 가족이었다. 강도로 오해를 받고 집에서 쫓겨난 조쉬는 방황하던 중 그의 순수함을 인정받아 완구회사에 취직을 하게 된다. 그는 아이로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들만을 찾아내고, 성공을 거두면서 승진도 한다. 회사에서 입지를 굳혀가며 30대의 여자 상사인 수잔(엘리자베스 퍼킨스)과 사랑까지 하게 된다.

 

 

  어린 나이의 조쉬는 성인의 모습을 한 채 어른의 다양한 세계를 경험한다. 어린 아이가 어른들의 세계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재미있게 그려진다. 특히, 상사와 함께 대형 피아노를 연주하며 즐기는 피아노 신이 인상 깊다. 하지만 그토록 원하던 일이었지만 조쉬는 서서히 사회생활에 지쳐가고, 어린 시절 그리고 가족을 그리워한다.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조쉬는 모험적 사회생활, 어른들의 세계, 사랑까지 경험해 봤지만 13살에게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 조쉬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다시 13살의 소년이 되어 가족과 친구의 품으로 돌아간다. 

 

 

  내가 이 영화 빅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고, 나와 함께 꿈을 키워갔던 영화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에서 짙게 배어 나오는 순수함 때문에 더욱 그렇다. 때묻지 않은 어른의 모습을 한 주인공은 이제는 내가 갖지 못한 순수함을 상기시켜 주며 나를 설레게 한다. 주인공 조쉬는 어른의 모습이지만 이기심, 욕심, 탐욕은 그를 비켜나갔다. 사랑에 있어도 그는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 , 명예, 배경 등은 그와 무관한 다른 세상 이야기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이미 우리에겐 현실적인 이야기다.

 

 

  모두가 순수한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사회를 알고, 그 속에서 살아나가는 법(혹은 생존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그러는 와중에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서서히 퇴색되어간다. 나는 이미 어른이고 사회성 짙은 냄새를 풍기고 있지만 가끔은 생각한다. 순수했던 시절의 순수했던 그 마음을영화 빅을 보면 순수하고 천진난만 했던 추억을 한껏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것이 내가 이 영화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지금도 천진난만한 모습의 톰 행크스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어린 시절 순수함으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1989)

Big 
9.1
감독
페니 마셜
출연
톰 행크스, 엘리자베스 퍼킨스, 로버트 로지아, 존 허드, 자레드 러쉬톤
정보
판타지, 코미디 | 미국 | 98 분 | 1989-07-15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