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개봉했던 영화 혹성탈출의 후속편,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2편)>. 전작보다 스케일도 커지고 볼거리가 많은 영화였다. 또한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1편)>에서처럼 영화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도 명확했다.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을 보지 않았어도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지만, 1편을 감상하고 본다면 더욱 의미가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1편),
인간의 탐욕으로 예고 된 비극
인간의 뇌를 활성화 시켜 치매 예방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약물 개발을 위해 수많은 침팬지들이 희생된다. 그 비참한 희생은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인간에게 그리고 침팬지들에게 비극이 되어버린다. 침팬지들은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진 약물을 통해 인간만큼의 지능을 지니게 되고, 타고난 체력과 발달된 신체 구조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다. 그리고 탐욕스러운 인간에 대항하며 인간세상과 등을 돌리고 유유히 사라진다.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은 인간의 무모한 욕심이 만들어 낸 비극적인 이야기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신의 영역권을 침범하려는 인간의 행위. 이로 인해 그들은 예기치 못하게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을 갖게 되고, 결국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만을 확인시킨 채 1편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다룬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 시작된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편),
유인원의 불신이 일으킨 비극
유인원을 대상으로 치매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약물에서 퍼져나간 바이러스로 인류는 멸망 위기에 처한다. 바이러스로부터 면역력을 가진 소수의 인간들은 폐허가 된 세상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면서 살고 있다. 반면 시저가 이끄는 진화한 유인원들은 거대한 숲에서 자신들만의 터전을 구축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10년 째 이어가고 있다.
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은 이렇듯 처음부터 상반 된 두 인류의 삶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은 바로 1편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에서와는 반대로 두 인류의 삶이 역전 된 것. 탐욕을 이루기 위해 유인원을 핍박하고, 고통을 주던 인간은 하루 하루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는 반면, 인간에게서 벗어난 유인원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나간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그들만의 왕국에 인간이 나타나면서 그들의 안정적인 삶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평화롭던 그들이 세상이 혼란스럽게 변해가며,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그들은 실험 대상이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두려움과 분노에 사로잡힌다. 인간을 증오하지만 그 이면에 인간의 따듯함을 알고 있는 시저는 혼란스럽다. 하지만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 인간, 말콤(제이슨 클락)을 신뢰하며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평화는 누구나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인간을 닮아가는 유인원의 씁쓸한 모습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는 시저의 믿음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유인원이 생겨나고, 유인원간의 굳은 신념과 숲 속의 평화는 한 순간에 깨져버린다. 유인원을 죽이는 유인원, 인간에 대한 증오심 밖에 없는 유인원 코바의 돌발 행동을 시작으로 영화는 위기를 맞는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다시 아이러니함에 봉착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상처받은 유인원들이 그렇게 증오했던 인간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 죽여야 하는, 차지하기 위해 밟고 일어서야 하는, 또한 위기를 넘기기 위해 바보 행세를 하는 인간의 모습을 하나 하나 닮아가며 이상적인 군집은 몰락하기 시작한다. 또한 인간세상에서도 그러하듯 강인한 리더를 추종하며, 총성과 폭발이 난무하는 전쟁을 일으키는 모습은 탐욕스러웠던 인간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두 종족간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불신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순간이다.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 유인원 코바의 모습을 통해 시저도 결국에는 인간의 모습을 닮아가는 유인원의 모습을 부인할 수 없고, 결자해지의 신념으로 유인원이 시작한 전쟁을 마무리 짓기로 한다. 그리고 영화는 의미심장하게 3편을 기약하며 막을 내린다.
아군도 적군도 없는, 3편이 궁금한 영화
<혹성탈출 1편, 진화의 시작>에는 악역이 있었다. 바로 잔인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보는 내내 화가 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에는 악역이 없다.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어 맘이 더 짠하다. 유인원이 인간과의 전쟁을 일으키며, 살인이 난무하기도 하지만 인간이든 유인원이든 종족간 살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다. 누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도 불필요하다. 인간이 살기 위해 몸부림치게 된 것도 인간의 탐욕이 부른 참사요, 인간을 파괴하려는 침략자를 만들어 낸 것도 인간이니까. 유인원의 침략을 비난 할 필요도 없다. 때문에 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에는 아군도 적군도 없다. 누구의 승리를 바라게 되지도 않는다. 단지 혹성탈출 3편의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 갈지만이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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