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직딩의 하루/:: 직딩힐링 ::

투어리스트, 혹평이 무색한 두 가지 치명적 매력

직딩H 2010. 12. 19. 07:00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투어리스트>가 어떤 영화인지 전혀 몰랐다.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뎁이 출연 한다는 정보만을 알고 영화를 봤다. 영화가 시작함과 동시에 지적이고 세련된 모습의 안젤리나 졸리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미행하는 자들의 미행을 즐기며 이태리행 열차에 오른다. 그리고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시작된다.

 

  <투어리스트>는 작품성이 있는 영화도 숨막히는 스릴이 있는 영화도 아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파워풀한 액션을 기대했던 나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고, 반전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도 전혀 놀랍지가 않은 영화였다. 때문에 평점도 낮고 혹평들이 난무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관점을 살짝 바꾸면 두 가지의 치명적인 매력이 보인다. 내 관점에서 본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안젤리나 졸리의 팜므파탈적 매력

 

  안젤리나 졸리는 원티드, 솔트,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툼 레이더에서의 여전사 이미지를 투어리스트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이 영화의 치명적인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안젤리나 졸리의 대변신이다.

 

  시작부터 안젤리나 졸리의 새로운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정갈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졸리의 모습은 우아하고 매혹적이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지적인 모습은 매력적인 팜므파탈로의 변신이었다. 때문에 그녀가 무작정 한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아 버리는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스토리의 전개도 잘 짜인 구성도 아닌 바로 안젤리나 졸리의 변신이다. 영화의 흐름 보다는 안젤리나 졸리의 매력의 흐름에 더욱 눈이 간다. 첫 등장 시 베이지색 정장, 호텔에서 속옷을 입은 모습, 다음 날 아침의 블랙 정장, 니트를 입고 보트를 운전하는 모습,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파티에서의 블랙 드레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매혹적인 표정. 영화의 스토리는 별개고, 조니뎁의 모습은 너무도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물의 도시 베니스의 치명적 매력

 

  영화 <투어리스트>의 배경은 프랑스에서 이탈리아 베니스로 옮겨지며, 베니스가 주 무대가 된다. 물의 도시 베니스의 호텔이 등장하고, 그 호텔에서 프랭크(조니 뎁)은 정체 모를 악당들에게 추격을 당한다. 창문으로 탈출해 고풍스런 건물들의 지붕을 시종일관 뛰어 다니기도 한다. 그러는 와중에 물 속에 있는 베니스의 전경이 한 눈에 보여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 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프랭크가 뛰어 다니며 깨뜨리는 기와장에 가슴 아플 지경이었다. 또한 새벽에 프랭크의 탈출을 도와주는 엘리스(안젤리나 졸리)와 조직과의 물 위의 추격전은 늘 평온하게만 보여졌던 베니스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베니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어린시절부터 내가 동경해온 곳이기 때문이다. 매번 내년에는그리고 또 내년에는하지만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곳. 그래서 영화 <투어리스트>를 보면서 영화 보다는 베니스의 매력에 더 열광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꼭 베니스에 가서 리알토 다리 위에서 야경을 즐기고, 카사노바가 한숨 쉬었던 탄식의 다리에서 카사노바도 되어보고 싶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곤돌라를 타고 낭만도 만끽하고 싶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헤밍웨이가 사랑하던 헤리스 바르에서 술 한잔도 기울이는 꿈을 여전히 꾸고 있다. 이런 베니스에 대한 나의 열망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영화 투어리스트에 감사한다. 바로 이런 점들이 이 영화가 지닌 두 번째 치명적 매력이다.  

 

 

안젤리나 졸리와 베니스의 매력만 가득

 

  <투어리스트>는의 마지막 반전도 나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난 영화를 보다 어느새 안젤리나 졸리와 베니스의 매력에만 빠져 있었다. 영화를 보는 것인지 배우와 배경을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매력적인 두 가지가 있는 영화 <투어리스트>. 나는 이 영화를 아무에게나 권하고 싶지 않다. 안젤리나 졸리의 치명적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 그리고 베니스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투어리스트 (2010)

The Tourist 
5.2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출연
조니 뎁, 안젤리나 졸리, 폴 베타니, 티모시 달튼, 스티븐 버코프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프랑스 | 100 분 | 2010-12-09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