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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볼수록 빠져드는 3인의 신들린 캐릭터

직딩H 2011. 1. 29. 08:51

 

  한지민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이슈가 되었던 영화 <조선명탐정>. 하지만 한지민의 변신보다 영화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감칠맛 나는 주옥 같은 대사들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현실성을 살려주었고, 보는 내내 집중도를 높였다. 또한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눈가에 잔 주름이 잡힐 정도로 유쾌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공납 비리에 관련 된 관료의 음모를 캐내는 명탐정의 이야기다. 소재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등장 인물의 캐릭터는 특별하다. 김명민, 한지민, 오달수 세 명을 주축으로 흘러가는 영화. 이들의 캐릭터는 서로 얽히고 설키며 영화의 재미를 가중 시켰다.

 

 

:: 뻔뻔해도 밉지 않은 통쾌한 배우 김명민 ::

  

 

  영화 <조선명탐정>에서는 파괴된 사나이, 내 사랑 내 곁에, 불멸의 이순신,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은 없다. 등장부터 정말 방정인 깨방정 김명민만 있다. 5품의 관직자라고 생각이 되지 않을 대사들만을 날린다. 툭하면 삼십육계 줄행랑에 뻔뻔스러움은 하늘을 찌르고 도무지 믿음이라고는 가지 않는 캐릭터다.

 

 

 

  여기까지만 보면 김명민이 굉장히 어설프고, 한심한 캐릭터 같지만 영화에서 그는 명탐정이다. 때문에 그 이름 그대로 명민함을 빼 놓지 않는다. 김명민은 방정맞은 캐릭터를 그려내지만 천재 탐정의 기질 또한 충분히 보여준다. 그의 익살맞은 캐릭터는 역시 극의 흐름을 위한 설정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진지함도 곳곳에서 보여진다. <조선명탐정>은 신들린듯한 김명민의 유쾌! 상쾌! 통쾌한 캐릭터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를 보는 동안 새로운 배우를 만난 것 같은 신선함과 설렘에 푹 빠져 버렸다.

 

 

 :: 청순함에 가려진 어색한 팜므파탈 한지민 ::

 

  

  한객주 역의 한지민은 특별한 흥행작은 없지만 카인과 아벨, 이산 등에서 보여준 청순한 이미지로 각인이 된 배우다. 때문에 이 영화가 상영할 때 관객들은 그녀의 변신에 큰 기대를 했다. 짙은 화장과 섹시한 옷차림, 차도녀 다운 도도한 말투로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팜므파탈 이미지로 변장한 그녀. 감탄사 보다는 여전히 청순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역시 그녀의 기존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녀가 연기를 못했다거나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했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팜므파탈의 외형적 이미지 보다는 그동안 각인 된 그녀의 내면이 한 박자 더 빨리 작용했다는 느낌이랄까.

 

  한지민은 1 2역을 소화해 낸다. 팜므파탈 역과 지고지순한 열녀 역. 영화의 후반부에 그녀의 실체(열녀)가 드러나는 그 순간, 그제서야 그녀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나타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지민은 가축을 도살해 어깨에 매고 있는 여전사의 모습, 짙은 화장과 상체를 반쯤 드러낸 섹시한 모습 그리고 청순 단아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며 카멜레온 같은 연기를 뽐냈다. 그런데 나에게 그녀는 여전히 가녀리고 청순한 배우였다.

 

 

:: 완벽한 감초 연기를 보여준 오달수 ::

 

 

  오달수는 개장수 서필로 등장한다. 큼지막한 점을 달고 있는 오달수의 외모는 그 자체가 코믹스럽다. 영화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코드는 오달수로부터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초 연기의 달인인 만큼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보는 이들이 감탄을 할 정도다. 무표정한 말투에서 터져 나오는 퉁명스럽고, 어설픈 모습은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명품스러움?까지 보여준다.

 

​  오달수 연기의 클라이막스는 누가 뭐래도 개와 함께 보여주는 익살스러운 콤비 연기다. 팔뚝만한 개에서부터 집채만한 개와 펼치는 환상적 코믹 연기는 연신 웃음 폭탄을 유발 시킨다. 백문이불여일견. 직접 보고 느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영화 <조선명탐정>은 김명민, 한지민의 새로운 모습도 탄생 시켰지만, 이들보다 더욱 부각되는 모습을 보여준 오달수가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영화<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조선 명탐정은 조선시대 탐정 영화라는 장르를 내 걸었지만 해학과 유쾌함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현대극의 면모도 두루 갖췄다. 대사 자체가 그렇다. 때문에 과거와 현실의 중간 지점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감성을 먼저 배려한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다. 무엇보다 <조선명탐정>은 손발이 척척 맞는 김명민, 한지민, 오달수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