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덕에 영화 <라푼젤>을 3번 봤다. 극장에서 명절에, 그리고 디즈니 채널에서… 그런데 언제 봐도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부모들과 함께 동반해야 하기 때문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재미있게 만드는 것 같다.
주인공 라푼젤은 단 하나의 꿈을 꾸는 18살의 순수한 공주다. 라푼젤의 꿈을 비롯해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꿈’을 다루고 있다. 영화 속 그들이 꿈꾸는 ‘꿈’은 대단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의 꿈은 언제, 어디로 날아가 버렸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꿈을 꾸게 만드는 영화, 멋진 주인공들이 있는 영화,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영화 <라푼젤> 속으로 떠나보자.
소박한 꿈을 위해 도전하는 용감한 라푼젤
마법 머리카락을 가진 공주 라푼젤은 태어나자 마자 납치되어 마녀의 젊음을 위해서 이용되어 왔다. 마녀가 친 엄마인 줄 아는 라푼젤은 엄마의 말에 복종하고, 엄마를 사랑하며, 18년 이라는 시간을 깊은 숲 속의 탑에서만 보내게 된다. 바깥 세상에 절대 나가면 안 된다는 세뇌를 받으며 살았지만, 라푼젤 에겐 어느새 꿈이 생겨버렸다. 그 꿈은 자신의 생일 날 밤마다 먼 밤 하늘에 만개하는 등불을 단 한번 이라도 가까이서 보는 것이었다.
18번 째 생일을 맞아 용기를 낸 라푼젤은 엄마에게 소원을 얘기 해보지만 단호하게 거절을 당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라이더(도둑)를 만나 바깥 세상에 첫 발을 내 딛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생명의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꿈인 그 등불들을 직접 만나게 된다. 그녀는 결국 18년 동안 꿈꿔왔던 꿈을 이뤘고, 그 꿈은 그녀의 운명을 바꿔 놓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었다. 그녀의 꿈에 대한 열정과 열망이 그녀를 그 꿈에 도달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정말 단순한 이야기지만 영화를 보면서 함께 영화를 본 내 자식들이 크던 작던 진심으로 열망하는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더 크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 이 순간 네가 어떤 것이든 꿈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라고…
헛된 꿈만 꾸는 천하의 루저들
가정도, 부모도, 친구도 없는 도둑 놈 라이더가 가지고 있는 한 가지도 바로 ‘꿈’이다. 그의 꿈은 한 나라의 성을 차지해 평생을 편안하게 보내는 것.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그이기에 그런 허황 된 꿈을 꾸게 된 것이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라이더의 허황 된 꿈은 소박하고 순수한 라푼젤의 꿈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들이 만들어 낸 시너지 효과는 바로 ‘꿈’의 전파이다.
성에서 탈출해 라푼젤과 라이더가 들린 음식점에는 해적을 연상시키는 험상 궂은 수십 명의 루저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라푼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목숨까지 내 놓는 모습에 감동하고 자신들이 잊고 살았던 꿈을 되찾게 된다. 여기서 흘러나오는 노래 I‘ve got a dream(난 꿈이있어)은 귀에 그리고 입에 쩍쩍 달라 붙을 만큼 흥겹다. 꿈을 이룬 이들은 피아니스트, 마임 전문가, 여자친구를 얻고, 요리사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의 직업이 아니다. 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누군가에 의해 잊었던 꿈을 되새기고, 그 꿈을 실현하게 된 것, 보는 이가 더 뿌듯하고, 상상만으로도 자극이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라이더의 허황 된 꿈도 결국엔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하는 말, 틀린 게 하나 없다. 꿈은 무조건 크게? 가져야 한다는 것? 믿거나 말거나~
불행한 꿈속을 헤매는 안타까운 그녀
라푼젤의 가짜 엄마 고델은 진시황제처럼 불로장생을 ‘꿈’꾼다. 그녀의 꿈은 영원한 젊음. 라푼젤의 마법 머리카락을 이용해 평생 젊음을 유지하고 푼 꿈을 간직 할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라푼젤 없이는 불가능 한 것이며, 라이더의 꿈보다 더욱 허황되고 위험한 것이다. 결코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는 안타까운 꿈이다. 영화 <라푼젤>에서는 아이들에게 “꿈을 가져라!” 라는 단순한 교훈을 주고 있다. 하지만 마녀 고델을 통해 또 하나의 교훈을 의미심장하게 던진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꿈과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행복을 훔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델은 결국 자신의 엉터리 꿈에 발목을 잡혀 죽게 된다. 영화 <라푼젤>은 아이들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권선징악 또한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내가 꾸던 꿈들은 어디로 갔지?"
"지금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살고 있나?
"내 자식들은 과연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며 노력하며 살까?”
꿈을 잃고 산지 오래 된 것 같아 씁쓸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꿈을 꾸며 살아야겠다는 희망적인 생각도 들었다. 나보다 앞날이 아주 창창한 세상의 모든 꿈나무들이 큰 꿈을 가지고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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