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득이>는 멋지게 꾸민 남자배우, 예쁘게 꾸민 여자배우 한 명 등장하지 않는 그냥 현실 같은 영화다. 그래서 그런지 현실스러움 속에서 피어나는 잔잔한 감동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영화가 감동이 있긴 하지만, 감동을 줄만한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퉁명스럽고 까칠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들의 퉁명스러운 대화 속에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현되는 따스함이 묻어난다. 그래서 보는 내내 입가에는 썩소가 아닌, 잔잔한 미소가 지어진다. 퉁명스럽지만 가슴 따듯한 그들의 외침, 한 번 들어볼까?
최악의 조건 속 최고를 향한 외침, 완득이
영화를 보면 완득이(유아인)가 웃는 장면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에게는 어릴 때 버림 받고, 아버지는 꼽추에 집안은 찢어지게 가난한 현실. 스스로가 말하는 최악의 조건 속, 그의 캐릭터는 결코 웃음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웃음을 잃은 체 퉁명스러운 대답과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 속에서 우리는 완득이의 따스함을 십분 느낄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삼촌에 대한 애뜻함, 선생님에 대한 애증, 여자 친구에 대한 따스함… 그래서 최악의 상황이지만 우리는 완득이가 그다지 불행해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조건 이지만 최고를 향한 완득이의 외침은 결국 그를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듯한 마음 속 퉁명스런 외침, 동주
완득이의 선생님 동주(김윤석)는 선생님 자질이 참 없어 보인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없어 보인다. 학생을 가르치겠다는 열정은 더욱 없어 보인다. 학생들에게 툭툭 쏴 붙이고, 따듯한 말 한마디 내뱉을 줄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영화를 본 어느 누구도 그를 밉상 캐릭터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가 갖춘 모자란 부분을 모두 채울 수 있는 그 만의 따듯한 인간미 때문이다. 완득이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따듯한 배려와 관심과 사랑이 충만해 있다. 그리고 약자를 보호할 줄 아는 모습까지… 이렇듯 우리는 그의 진실된 마음을 알기 때문에 그의 퉁명스러움은 전혀 거북스럽지가 않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오히려 그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세상을 향한 가슴 시린 절규, 옆집 아저씨
영화 <완득이>에는 재미있는 캐릭터, 옆집 아저씨(김상호)가 등장한다. 시종일관 진상을 부리며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바깥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 된 안타까운 캐릭터다. 바깥 세상과 교류를 하고 싶은 마음을 그는 ‘고함’으로 대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세상으로 나오고 싶은 절규, ‘나 좀 바라봐라’ 라는 절규로 들린다. 때문에 그의 캐릭터 악덕 이웃의 모습은 그리 밉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이웃들은 그의 가슴 시린 절규를 알아들었고,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세상 밖으로 나온 옆집 아저씨는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기 시작한다. 세상 밖에서도 여전히 까칠한 모습으로 일관하지만, 그 안에는 서서히 이웃에 대한 사랑이 커져 감이 느껴진다.
퉁명스러운 이들이 만들어 낸 감동스러운 영화
이 밖에도 차가운 듯 하지만 가슴 따듯한 완득이의 여자친구 정윤하(강별), 완득이와 친해지고 싶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민구(김영재)도 등장한다. 이 영화 완득이에 출연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이처럼 모두 까칠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 한 켠이 따듯해 지는 것이 느껴진다. 배우들이 까칠하고 퉁명스러움 속에 베어나는 따스함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유아인의 꾸미지 않은 모습은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영화에 현실성을 더해준다. 유아인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은 전혀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해 극의 리얼리티와 감동을 더한다. 그래서 더욱 가슴 따듯한 영화 <완득이>가 탄생한 것 같다. 모든 배우들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던 영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마음에 들었던 영화 완득이, Chic hani의 한 줄 평, “그들의 절규 속 감동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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