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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회사 방침에 '확'달라진 사무실 진풍경

직딩H 2011. 8. 23. 07:00


  조금은 늦게 사회에 뛰어든 30대 중반의 6년 차 직장인입니다. 입사 초부터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입사를 위해 그리고 단지 점수 획득을 위해 집중적으로 했던 어학 공부를 놓기 아쉬워, 입사 초에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영어공부, 일본어 공부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야근이나 회식과 나약함 때문에 점점 게을러 지다 결국 손을 놓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영어성적표를 제출해야 되는 시기가 오면 다시 잠깐 손을 대기도 했고, 영어 때문에 씁쓸한 일이 생기면 다시 책을 잡아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학창시절의 점수는 나오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금까지 해야 되는데…’ 라는 생각만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게시판에 공지가 떴습니다. 진급심사가 있을 때만 제출해야 했던 영어성적(큰 비중은 없었습니다)에 대한 방침이 바뀌었습니다. 글로벌시대, 글로벌 인재를 키위기 위한 방침? 이랄까. 전 직원 1 2 스피킹 테스트 응시, 두 번 중 잘나온 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일정 점수를 무조건 획득해야 하고, 점수가 미달이 될 땐 진급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임금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그렇게 되면 당연히 직장생활 지속여부에도 지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영어! 이젠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반응하는 직원들의 모습도 여러가지 입니다.

관둬야 되나?”

ABC부터 다시 공부해야 되는데…”
"^________________^" (자신감에 그냥 활짝 웃는 직원)

 

  그리고 묵묵히 책을 사는 직원, 학원등록을 하는 직원, 스터디를 결성하는 직원, 경쟁력 확보에 은근히 좋아하는 직원들까지물론 회사에는 굳이 공부를 안 해도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영어에 자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직원들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많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임원분들의 열정은 더욱 대단하십니다.개인 과외를 비롯, 학원 새벽반에 다니시는 분들도, 퇴근 시간 후 따로 시간을 내어서 공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정말 직원들의 귀감이 될만한 모습입니다.         

  

  온라인 강좌가 개설되었고, 청취와 녹음까지 할 수 있는 헤드셋이 지급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회사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헤드셋을 끼고 학습에 열의를 다하는 모습,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솰라솰라~ 녹음을 해가면서 공부하는 모습, 퇴근 후 교육을 듣는 직원들의 모습으로 회사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방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가 자신 있어서가 아니라 어차피 해야 했던 공부, 반 강제적으로라도 접하게 된다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술자리를 한두 번 줄이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달콤한 아침잠을 청했던 통근버스에서는 이제 온라인 강의를 청취하고, 자질구레한 어플로 가득찼던 스마트폰에는 영어관련 어플들이 어느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동료들과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퇴근 후 공부를 하자라는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고, 어찌보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의 학구적인 회사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고, 모두가 열심히 공부를 해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모두가 글로벌 인재?가 되는 그날까지 우리회사, 우리 팀의 모든 식구들 파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