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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노웨어, 미래를 뒤집는 반전의 쾌감

직딩H 2012. 7. 11. 06:00

 

  누군가는 쉽게 말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서 재미있는 것이라고..." 과연 '한번 살다 가는 인생이라 참~~ 재미있구나'라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금 당장이라도 바꾸고 싶은 것이 과거이고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게 안개 속과도 같은 나의 미래다. 정답이 없는 인생을 살면서 수도 없이 오답을 만나 시행착오를 겪지만 그래도 찾아내기 어려운 것이 정답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인생은 참 얄궂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이렇게 정답 없는 어려운 인생을 가지고 재미를 논할 수 만은 없는 법.

 

  시작부터 장황한 인생 이야기를 꺼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얄궂다 못해 지독하게 불행한 인생을 뒤집어엎는 영화 한 편을 만났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독특한 영화 <엔터 노웨어, Enter Nowhere>. 스릴러라는 가면을 쓴 이 영화는 바꿀 수 있는 미래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전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봉하지 않은 영화다.

 

 

  영화 <엔터 노웨어>의 배경은 깊은 숲 속 오두막, 출연 배우는 총 7명이다. 영화는 우연히 만난 주인공들의 필연적인 대화에 주목한다. 영화의 중간까지는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가 무색할 정도로 밋밋하다. 갑자기 사이코 패스가 나타나서 도끼를 휘두르며 피 범벅이 되는 예측을 해보기도 했지만, 보기 좋게 어긋났다. 하지만 그 밋밋함 속에서 천천히 밝혀지는 신기한 사실들은 나를 전율케 했다. 이유는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소재이고, 또 신선한 결말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엔터 노웨어>는 기발한 발상과 색다른 반전을 통해 상상 이상의 여운을 남겼다.

 

  영화의 등장인물 7명 중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단 3. 사만다(캐서린 워터스턴), (스콧 이스트우드), 조디(사라 팩스톤). 이들은 우연히 숲 속의 오두막에서 만난다. 어딘지 모를 미지의 곳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가 필연적인 관계임을 알아간다. 놀랍게도 이들은 각기 다른 시대에서 모이게 된 가족이었다. 아픈 가족사를 가지고 지독하게도 불행한 삶을 살아가던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세계2차대전에서 남편을 잃은 사만다 어머니는 재혼을 했지만, 사고로 사만다를 떠난다. 사만다는 결혼 후 남편이 외국에 나가있는 사이에 홀로 산통을 겪다 결국 아이를 낳다 죽는다. 그 아이(조디)는 친적집을 전전하다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해 삐뚤어진 삶을 살게 된다. 결국 강도에 살인까지 저질러 사형에 처한다. 사형 전 낳은 사생아 톰 역시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이 모든 불행의 발단은 세계 2차대전에서 사만다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때문에 이들은 반드시 사만다의 어버지, 조디의 할아버지, 톰의 증조 할아버지를 구해야만 하는 것이다.

 

  <엔터 노웨어>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이들은 모든 불행의 시초가 되는 한 가족의 사망을 막아내고 행복한 삶을 부여 받게 된다. 영화는 세계 2차대전의 참혹상도 미지의 곳에서 만난 4대의 극적인 상봉도 보여지지 않는다. 소재는 참신했지만 스토리의 전개는 어딘지 모르게 매끄럽지는 않다.

 

  하지만 난 이 영화에서 단 한가지에 주목했다. 바로 바꿀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쾌감?’에 대한 것. 우리는 후회 가득한 과거와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동시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바꿀 수 없는 과거와 알 수 없는 미래에 우울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엔터 노웨어>를 본 후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처럼 한 순간에 나의 운명을 바꿀 수는 없지만 밝은 미래를 위해 하루 하루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오늘보다 나은 삶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하기도 하고, "개척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 그저 물 흐르는 짜인 인생대로 그냥 저냥 살아가면 될 것이고, 개척해야 하는 것이라고 느낀다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며 살면 된다.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인생! 정답이 없다. 때문에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살기 어렵다. 그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불행해하건 행복해하건 모두 자신의 몫이다. 그들의 인생은 “It couldn’t be worse” 였다. 하지만 한 순간 worse better 로 바뀌었다. 내 인생도 누군가의 물음에 “It couldn’t be better”라는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렇듯 이 영화 엔터 노웨어는 나에게 뜻밖의 메시지를 주었다. 그래서 허무맹랑한 영화 <엔터 노웨어>가 맘에 들었다.

  


엔터 노웨어

Enter Nowhere 
8.1
감독
잭 헬러
출연
사라 팩스톤, 스콧 이스트우드, 캐서린 워터스톤, 샤운 시포스, 크리스토퍼 덴햄
정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90 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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