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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 지루한 전반전을 한방에 날리는 폭풍 감동 후반전

직딩H 2015. 2. 22. 08:00

 

  영화 <명량>은 이순신이라는 유명한 위인을 다루기 때문에 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이나 어떤 깨달음은 있을 수 있어도, 큰 재미는 없을 거라는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사실 영화 <명량>에는 단 한 순간도 웃음 포인트가 없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 <명량>은 발단과 절정의 순간만 있다. 발단의 전반전은 좀 지루하리만큼 숨죽였던 순간이었고, 후반전은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숨막히는 순간이었다.

 

  영화 <명량> 1597년 임진왜란 6년이 배경이다. 오랜 전쟁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혼란스러운 조선의 모습. 조선을 장악하며 수도인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들에 조선의 수도는 이미 함락 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 이 절제절명의 순간 이순신 장군의 활약이 펼쳐진다.

 

 

기대감으로 숨죽였던60

 

  일본군에 의해 누명을 쓰고 파면 당해 백의종군 하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은 다시 경상, 전라, 충청 세 곳의 수군을 통솔하는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다. 하지만 병약한 몸인 그는 두려움에 떨며 탈영까지 하는 군사들을 통솔해야 하는 상황. 게다가 동료의 배신으로 거북선은 불에 타고 그에게 남은 건 12척의 배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군의 수장이 한산도 대첩에서 이순신에게 크게 패배했던 와키자카(조진웅)가 아닌, 일본의 해적이라 불리며 바다의 전투에 강한 구루지마(류승룡)로 바뀌며, 이순신 장군은 더욱 위기에 봉착한다. 하지만 12척의 배와 300백 척이 넘는 왜군의 배와 대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은 바람의 흐름을 이용한 제갈공명처럼 자연 환경(바다의 흐름)을 읽어내며 운명의 순간에 맞설 준비를 한다.

 

 

  이렇듯 영화의 전반전은 명량대첩을 준비하는 어려운 과정과 이순신 장군과 병사들, 나약한 백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치 조선의 수도가 일본군에게 장악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렇게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갈수록 반전에 대한 큰 기대를 하게 된다.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기대감이자, 최악의 상황을 최고로 바꾼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전략에 대한 궁금증이다. 

 

 

흥분과 쾌감으로 숨막혔던60

 

  330여 척이 넘는 일본군의 배가 보이고,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단 12척의 배가 바다 위에 떠있다. 이순신 장군을 믿지 못하는 군사들은 여전히 겁에 질려있고, 포기는 눈 앞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이러한 군사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절대 용기를 잃지 않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군사들을 통솔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12척의 배 중 이순신 장군이 탄 한 척의 배를 제외하고 11척은 후퇴를 하기 시작한다. 이 때 이순신 장군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듯이내버려 둬라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배 한 척으로 전투를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영화 <명량>의 진정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전쟁신은 그동안 내가 어느 영화에서도 접해보지 못했던 기막힌 장관이었고, 기후, 지형과 자연환경, 심리전을 이용해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긴박한 전투는 논픽션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여기서 우리는 이순신 장군의내버려 둬라라는 말이 군사들을 포기하는 듯 했지만, 곧 자신을 믿고 따라 줄 군사들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믿음대로 군사들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고, 나약한 백성들 역시 이판사판으로 힘을 모아 불가능할 것 같은 해상전을 승리로 이끈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영화다. 현실감 넘치도록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과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기지. 긴박한 전쟁신 그리고 승리의 쾌감을 어찌 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영화,

 

  <명량>에는 거북선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리고 명량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할 것이라는 무식한 생각을 했었다. 당연히 이순신 장군하면 거북선이고,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가 이순신 장군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명량대첩은 거북선도 없이 큰 승리를 이끈 전투이기에 더욱 역사적 의의가 있고,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지 않은 전투였기에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그 다음해인 노량해전에서 전사한다.

 

 

  영화에서 아쉬웠던 것은, 와키자카(조진웅)와 구루지마(류승룡)의 역할과 비중이다. 종족간의 기싸움도 그리고 왜군으로서의 사악함도 포악함도 전쟁에서의 용맹함도 어떠한 것도 찾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모든 포커스는 단지 이순신 장군에게 맞춰져 있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회(권율)의 역할도 내레이션만이 생각날 정도로 미미했다. 오히려 정씨 여인(이정현)이 치마자락을 풀어 흔들어대는 모습은 이정현이를 외치는 모습이 연상 될 정도로 강렬했다. 그리고 안위 역을 맡은 이승준의 모습도 정말 새로웠다. 막돼먹은 영애씨에서의 촐싹거리던 모습만 보다 진지한 모습을 보니 좀 어색하기도 했다

 

 


명량 (2014)

Roaring Currents 
7.6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8 분 |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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