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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보잉 1탄, 남녀의 심리를 절묘하게 자극하는 통쾌한 막장

직딩H 2015. 2. 22. 18:56

 

  북적북적 주말의 대학로,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들어선 두레홀 3. 연인, 가족, 친구들로 가득찬 소극장에서 연극 시작 전부터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바로 시작에 앞서 바람을 잡는 사회자가 한 명 나와서 관중을 사로잡기 때문. 어느 연극에서나 바람 잡이는 있지만 연극 <보잉보잉 1>의 시작은 더욱 요란하고 경쾌했다. 그리고 그 바람잡이는 극 속에 등장하며 관객들과의 호흡을 이어간다. 때문에 연극은 더욱 더 유쾌하고 상쾌하고 감칠맛이 났다. 아무 생각 없이 웃다 나오고 싶다면 연극 <보잉보잉>을 강추!

 

  <보잉보잉> 5명의 남녀가 얽히고 설킨 황당 막장 연극이다. 재미있고 웃긴 건 기본, 상황 상황마다 넘치는 에니지와 유치함은 관객들을 시종일관 웃음으로 다스린다. 또한 연극 막바지의 황당한 반전은 어이없는 웃음을 넘어선 해피엔딩이다. 어찌보면 연극 스캔들과 비슷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그 매력은 또 다르다. 그 이유는 6명의 매력 만점 캐릭터들이 극을 이끌기 때문에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 특히 여주인공들의 각양각색 매력이 가장 큰 볼거리다.

 

 

세 명의 여자와 한 남자, 과연 당신의 남친은?

 

  두 명의 와이프를 가지고 싶은 남자들의 심리, 오피스 와이프라는 말로 대변되고 있다. 하지만 연극 보잉보잉에는 이런 오피스 와이프의 개념을 넘어 동시에 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성기(허성호)가 등장한다. 여자들은 이런 그를 쓰레기라고 폄하할지 모르지만, 당신과 함께 연극을 찾은 남자 친구도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물론 현실적이지 않은 스토리, 그래서 더욱더 정이 가는 연극. 그도 그럴 것이 매력적인 세 여자의 등장. 게다가 직업은 하나같이 스튜어디스. 하지만 각기 다르게 발산하는 매력은 성기가 딱! 한 여자만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들기에 충분!!

 

 

  도도하고 차가운 섹시녀 이수(박주현) 이수는 가장 현실적인 여자다. 사랑보다 중요한 돈을 따라 떠난 여자. 이수는 자신이 성기에게 놀아난 것을 까맣게 모른체 성기를 뻥! 차버리고 돈 많은 남자에게로 가버린다. 가장 비중이 적었던 역이었지만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 그 매혹적인 말투와 강렬한 카리스마는 배우들 중 으뜸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과하게 깜직발랄한 깜찍녀 지수(전은정) 지수는 본인도 감당하기 힘든 초트급 울트라 캡숑 깜찍 발랄 연기를 선보인다. 극 중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기는 모습도 보인다. 이 조차도 관객들에게는 웃음 포인트다. 그래도 끝까지 굴하지 않는 지수의 모습은 정말 귀엽다. 등장하는 세 명의 여 배우들 중 섹시함과는 거리가 가장 먼 그저 귀엽기만 한 캐릭터다. 그 다음 귀여운 캐릭터는 옥희(장용웅).

 

 

 

  야수와 미녀를 넘나드는 카멜레온 혜수(경도아) 혜수는 등장부터 관중을 압도하는 글래머다. 하지만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을 오가는 목소리와 표정 연기는 저 사람이 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폭력적인 모습과 순수한 모습을 오가며 순상(오충환)과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막장의 끝을 보여 주지만, 그 자체가 너무 순수해 보여서 웃음으로 승화되어 버린다.

 

  이렇게 각양각색의 매력적인 여성들을 두고 성기는 과연 한 여자만을 선택할 수 있을까? 남자들의 부러움을 사는 순간이다.

 

 

  뿐만 아니라 감초중의 감초 순상. 영화 해적에서 웃음코드를 담당한 유해진처럼 연극 <보잉보잉>에서는 순상이 웃음코드다. 연극이 시작 전에 분위기를 마구잡이로 띄우는 바람잡이가 바로 순상이다. 그리고 짜리 몽땅하지만 매력 넘치는, 배우 같지 않은 유쾌한 옥희도 연극의 중심 축에 서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성기, 세 여성을 두고 좌충우돌 벌어지는 에피소드 속 멋진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그의 역할은 가장 평범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강렬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

 

  연극 <보잉보잉>은 결국 두 남자와 세 여자의 막장 러브 스토리다. 하지만 이야기를 재미나게 잘 풀어냈다. 말도 안되지만 재미있게, 재미있지만 황당하게 또 황당하지만 거부감은 쏙 뺐다. 때문에 100분의 시간 동안 관객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목이 칼칼할 정도로 웃다가 극장을 빠져 나온다. 코믹 연극의 진수 <보잉보잉>, 불륜도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