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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정석 2탄, 재미와 감동, 여운이 가득한 대학로 연극의 정석

직딩H 2015. 2. 27. 14:00

 

  언제나 설레는 대학로. 그리고 연극. 늘 그렇듯이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틈을 빠져 나와 네오아트홀을 찾았다. 80여분의 연극 작업의 정석 2탄을 관람했다. 제목의 내용에서 예측할 수 있겠지만, 연극의 주제는 역시남녀간 좌충우돌 사랑 찾기. 출연 배우는 딱! 2, 하지만 등장인물은 6(관객 1명 포함). 미친듯이 웃기거나,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안 웃기거나 재미없지도 않다. 연극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연극 작업의 정석 2에는 적당한 재미와 감동, 그리고 웃음이 잘 버무려져 있었다.

 

 

나는 배우다,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총 200여 좌석에 20여명 남짓의 관객들. 하지만 관객의 숫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관객들이 많건 적건 그들의 공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공연장의 빈 객석까지 꽉 채워버렸으니까.

 

  솔직히 관객이 별로 없으면 배우들이 힘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의욕을 저하시키는 건 관객들의 냉랭한 반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번 공연에서는 20여 명의 관객이 200여 석의 좌석을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배우들이 열연하는 만큼, 관객들도 호응을 아끼지 않았다.

 

  연극 속 배우들의 열정적인 모습과 능청스러운 모습 그리고 몇 안 되는 관객들과 열심히 호흡을 맞추며 소통하는 모습이 멋졌다. 특히 관객을범인으로 지목해 5분 정도 무대로 끌고 나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순간 배우들도 그리고 무대로 나온 관객도 모두가 뻘쭘해지는 순간이다. 관객들은 그러한 모습에 웃음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관객들이 별로 없다 보니 관객들은 몰입도가 높았고, 호응도 좋았다. 아마 무대 위 배우들에게 한발 짝 더 다가갈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현실적인 설정과 여운 그리고 감동

 

  연극 작업의 정석 2탄은 내용이 참 단순하다. 그리고 배우도 참 단출하다. 잘나가는 커플매니저 서민준(김지수)과 못나가는 파티플래너 이서연(김자애)과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해, 청소부와 황태자와의 만남까지. 그리고 양념 같은 경찰과 범인(관객). 이 두 남녀 주인공은 황태자, 경찰, 청소부 역할까지 소화하며 바쁘게 무대를 장악한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티격태격하는 직장 동료에서 연인이 되는 과정을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그리고 유쾌하게 보여준다. 중간에 재미있는 오해, 어긋난 오해로 인해 갈등과 위기의 순간도 있지만, 결국 따듯한 해피앤딩으로 막을 내린다. 연극 작업의 정석 2탄은 2명의 배우가 끌어가는 연극이라서 더욱 몰입이 된다. 배우들의 섬세한 움직임, 표정 하나 하나까지 놓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조금 밋밋하고 단순한 맛도 있지만, 이마저도 이 연극에는 어울리는 요소다. 또한 황태자 역할을 할 때 이를 내밀고 연기하는 김지수의 모습은 바보 같지만 정겨웠고, 김자애의 뺑뺑이 안경, 청소부 역할도 연극의 재미있는 요소였다.

 

 

이 연극, 작업의 정석 2,

 

  얼마전 봤던 보잉보잉(보잉보잉 1탄, 남녀의 심리를 절묘하게 자극하는 통쾌한 막장)은 연극을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재미있었지만, 연극 작업의 정석은 재미와 함께 잔잔한 감동과 어떤 여운을 남긴다. 여기서 베어나는 여운과 감동은 몇 안 되는 관객들을 위해 열연한 배우들의 열정에서 비롯되는 그런, 감정인 것 같기도 하다.

 

  TV프로그램을 1명이 시청하던 100명이 시청하던 스크린 속 배우들은 똑 같은 연기를 펼치듯이, 대학로 소극장 속 연극 배우들도 관객 수에 상관없이 이번 공연과 같은 열정적인 연기를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자연히 객석은 만석이 되지 않을까?

 

  작업의 정석 2. 과하지 않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여운이 가득한 대학로 연극의 정석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