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는 직장생활 11년 차 직장인이 쓴 책이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은 것에 대한 직장생활 지침서다. 직장생활을 잘하는 법, 성공하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하는 책이 아니다. 직장인들이 조금 덜 헤매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해주고 있다. 저자도 직장생활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아닌, <회사 정글을 방황하는 회사원을 위한 안내서>라고 못박고 있다. 그래서 이 책 <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를 읽다 보면 아! 아하! 라는 감탄사 보다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직장인의 입장에서 목차부터 공감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목차는 1. 당신에게 회사란 무엇인가?, 2. 당신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3. 당신에게 상사란 무엇인가?, 4. 회사에서의 나는 누구인가?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고, 수심 가득한 직장인들에게 보내는 다양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특히, 공감 가는 몇 가지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 질량 보존의 법칙
『월요병으로 대표되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도 스트레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데, 하물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팀이 바뀌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이 바뀌면 잠시 스트레스의 강도만 변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는 형태를 바꿀 뿐 절대로 사라지지 않고 총량은 유지된다. 이것이 스트레스 질량 보존의 법칙이다.』
만병의 근원, 그 누구도 완치할 수 없는 스트레스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질병일 것이다. 특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직장인들에게 스트레스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적이다.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스트레스 질량 보존의 법칙에 격한 공감이 간다. <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노트에 적으라고 권한다. 스트레스를 활자속으로 이동시켜 제 3자의 입장이 되면 짜증에서 멀어진다는 것. 그리고 나중에 그 노트를 보면 ‘이런 스트레스가 있었구나’, ‘이렇게 해결이 되었구나’ 등을 알 수 있어, 극복 방법이 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계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내 위에 또라이가 있어 팀을 옮겼는데 그 팀에도 같은 또라이가 있다. 조금 덜 또라이다 싶으면 그런 사람이 여러 명 있다. 회사를 옮겨도 역시 똑 같은 놈들이 있다. 예외는 거의 없다. 내가 이를 악물고 버티면 어느 날 또라이가 회사를 그만두는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뻐하기는 이르다. 그 자리에 또 다른 또라이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만약 내 주위는 괜찮은 것 같다면 당신이 그 또라이는 아닌지 생각해 보라.』
어디든 힘든 사람은 있기 마련인 거 같다. 인간관계는 산 넘어 산이다. 그런데 정말 어쩔 수 없다면, 회사를 박차고 나갈 수 없다면, 어쩌겠는가. 지금 나도 이런 사람 때문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직접 겪고 고통 받으면서 드는 생각(가끔은 극단적일 때도 있지만), 또라이를 욕만 할게 아니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배울점도 있겠지’라는 것이다. 세상에 배울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하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 본인의 정신적인 건강에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또라이가 되지 않도록 늘 신경을 써야겠다는 것이다.
세 사람이면 충분하다
『EBS에서 방송된 <다큐 프라임> ‘상황심리 프로젝트 : 인간의 두 얼굴’편의 내용이다. 강남 한복판에서 한 명이 하늘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간다. 두 번째 사람도 하늘을 가리키지만 역시 그냥 지나침다. 이때, 세 번째 사람이 두 명과 함께 하늘을 가리키며 쳐다보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한두 명의 의견은 무시당하기 쉽다. 그러나 세 명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경우는 달라진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세 명이 동의하면 ‘왠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바꿀 수 있다. 회의에서도 이 방법은 그대로 적용된다. 세 명의 의견은 쉽게 깨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설령 한 명의 의견에 논리가 공격 당한다면 나머지 두 명이 부족한 논리를 채워줄 수 있다.』
회사생활은 설득의 연속이다. 설득할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곳이 회사다. 그래서 위의 내용은 좀 더 흥미로웠다. 일단 친구들이나 동료들 사이에서 적용해 본 뒤 나중에 한 번 써먹어봐야겠다. 왠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사표대신 품어야 할 명언들>, <지극히 평범한 박대리의 풍경>, <상사를 관리하는 마법의 말들> 등 아기자기한 이야기들도 중간 중간 전해준다. 그 중 <상사를 관리하는 마법의 말들>을 읽어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질문에는 다시 질문을 하라.
“그러게나 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따르겠습니다”
등을 제시한다. 다시 질문하는 것을 통해 업무를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상사에게 공감의 피드백을 주라는 것.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직원을 싫어할 팀장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상사에게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도 알려준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번 말씀 드린 것처럼…’,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런 말씀 드리면 안 되지만…’
이런 말들은 상사들이 기분 나빠하는 말이라고 한다. 다분히 무시하는 듯한 어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랫사람에게 무시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사에게는 늘 조심히, 그리고 적당히 띄워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직딩한이
요즘 직장인들 이렇게 산다. 책의 내용들을 보면 다 아는 말,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직장인들, 그대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은 새로운 기법이나 노하우를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단지 잊고 있던 상식들을 머리 속에서 다시 꺼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직장인의 입장에서 나도 이런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10여 년 간의 직장생활에서 경험하고, 배우고, 당한 많은 일들. 나 혼자만 알고 있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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