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제목 <퍼지 ; Purge>의 뜻은숙청’, 숙청은 국어사전에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음이라고 설명되어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숙청이라는 단어가 참 낯설게 느껴졌다지난해 <퍼지 2, 더 퍼지 : 거리의 반란>이 개봉을 했다. 평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파격적인 소재에 관심이 가서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2편을 보기 전에 <더 퍼지> 1편을 미리 보았다.

 

  영화 <더 퍼지는 2022년 너무나도 완벽한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업률과 범죄율은 단 1%. 하지만 이 같은 모습 뒤에는 매년 하루 12시간씩 자행되는퍼지 데이’(숙청의 날)가 있다. 이 날은 누구든 1년 간 참아왔던 분노를 표출하고, 살인도 허용되는 날이다. 물론 모든 공권력은 정지되는 날이다.

 

  처음에 영화 접했을 때 이렇게 파격적인 소재로 얼마나 파격적인 영화가 만들어졌을까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영화 더 퍼지는 이렇게 신선한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그저 한 가족의 파격적인 숨바꼭질 놀이로 전략시켜 버렸다.  

 

 

어설픈 숨바꼭질에 푹 빠진 이들

 

  주인공 제임스 샌딘(에단 호크)의 딸, 조이(애드레이드 케인)는 영화 초반부터 남자 친구가 자신의 방에 몰래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로 인해 어떠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퍼지 데이에 남자친구는 조이의 방에 숨어든다. 그리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자신을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친다. 그리고 조이는난 잘 모르겠어라며 남자친구의 어설픈 설득에 넘어가 버린다. 결국 예기치 않게 헨리(토니 올러)는 제임스의 첫 숙청 대상이 된다. 이 장면은 불필요한 설정이었다. 또한 조이는 가족끼리 뭉쳐야 될 시점에 여기저기 혼자 숨바꼭질을 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녀 부모님께 큰 걱정을 끼친다.

 

 

  방안에 숨어 처키를 떠올리게 하는 인형을 운전하는 몹쓸 취미를 가진 아들, 찰리 샌딘(맥스 버크홀더)은 이 영화에서 큰 역할을 한다. 바로 술래잡기의 주인공(숙청대상 흑인)을 집으로 끌어들인 것. 찰리의 어설픈 동정심은 온 가족을 위험에 빠트렸고, 아빠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여기서 아빠가 저지른 살인은 숙청도 아니었고, 가족을 살리기 위한 순수한 살인이었다. 더군다나 그 큰 일을 저질러 놓고 상황 판단이 안되는 찰리는 처키 닮은 인형을 이용해 흑인을 도와주며, 누나를 위험에 빠뜨리기까지 한다.

 

 

  찰리의 도움으로 집안에 들어온 침입자, 흑인은 마치 그동안 그 집에서 살았던 것처럼 집안 깊숙이 숨어든다. 조이와 찰리보다 숨바꼭질에 능했고, 처음 들어온 집에 그 큰 덩치를 잘도 숨기며 영화가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잘도 숨어있었다. 예상했듯이 위기의 순간에 짠! 하고 나타나 제임스의 가족을 구해내고 숙청이 끝나는 7시 종이 울리자 유유히 사라진다. 결국 숨바꼭질의 승자는 바로 이 흑인이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웃의 어설픈 숙청 논리에 맥빠지는 결말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던 이웃들과 쿠키를 건네던 그레이스는퍼지 데이에 돌변해서 나타난다. 지역 주민에게 보안시스템을 판매하며 승승장구하는 제임스 집안의 모습이 눈에 가시였다는 것. 보안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 숙청의 순간이라며 뽕 맞은 듯한 표정으로 살인마가 된 이웃의 설정. 차라리 제임스 가족과 이웃간 얽히고 설킨 원한으로 인한 복수라는 반전 스토리가 숨어있었다면 모를까. 얼토당토하지 않은 논리는 영화의 마지막을 흔들며 흐름을 깨뜨린다. 또한 흑인을 숙청하려던 좀비 같은 일행들의 전멸 또한 매끄럽지 않은 모습이다. 그들의 모습은 그저 죽어주려고 침입한 미친 모습이었다.

 

 

파격적인 소재, 아쉬운 설정

 

  <더 퍼지>의 소재는 정말 파격적이다.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 한 집안의 숨바꼭질로 전략시켜 버린 감독, 못내 아쉽다. 그리고 영화 초반 자막으로 보여지는퍼지 데이에 대한 설명과 근거 미약한 무조건 적 살인 행위는 설득력이 약하다. 영화 초반에 보여준 한 박사의 말국가 전체적인 해방감이 정신적 안정감을 준다는 말은 반대로 12시간이지만 거리에서 집에서 난무하는 살인으로 인해 일반적인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겪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제임스 식구들이 살인에 대해 두려워하고,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좀 더 설득력 있는퍼지 데이의 정당화나 국가의 방침 등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우선 이해시킨 후 숙청을 감행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자기 방어를 할 수 없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숙청의 대상이 된다는 논리는 왠지 지금 우리사회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어 씁쓸함만 더할 뿐이다. 

 

 “우리로 하여금 제거행위를 하게 해주시업시고,

스스로를 정화시키게 허락해주신 새 지도자님을 찬송하옵니다.

재탄생 된 국가, 미국에 축복이 있기를...”

 

  무조건 적으로숙청의 날을 지지하는 듯한 국민들이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진 듯한 모습으로 보여지고 이는 정상적이지 않은구원파신도들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 퍼지 (2013)

The Purge 
5
감독
제임스 드모나코
출연
에단 호크, 레나 헤디, 맥스 버크홀더, 토니 올러, 아델레이드 케인
정보
공포, SF, 스릴러 | 미국 | 85 분 | 2013-11-0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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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직딩H 직딩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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