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이민을 떠난 한국인이 매일 혼자 야근을 했다. 프랑스인 상사가 “무슨 짓이냐”고 다그쳤다. 한국인은 “내가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덕분에 당신 성과도 좋아질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상사는 이렇게 꾸짖었다. “너는 지금 우리가 오랜 세월 힘들게 만들어 놓은 소중한 문화를 망치고 있다. 너를 의식한 누군가가 저녁이 맛있는 삶과 사랑을 주고받는 주말을 포기하게 하지 마라.”
대한민국의 야근 문화를 비판하며, 한때 SNS에 떠돌던 이야기다. 유럽과 달리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은 왜 야근을 당연시 받아들여야만 할까? 직장인 야근, 대한민국에서는 일 잘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필수 코스일까?
야근도 종류가 참 다양하다. 맡은 업무가 가끔 과중하거나, 갑작스럽게 처리할 일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야근을 하는 경우? 당연하다. 하지만 습관적인 야근, 맹목적인 야근으로 매일 아침 피곤함에 찌든 모습으로 출근하는 직원들? 이들을 보고 상사나 동료들은 “유능하군…” 이라며 찬사를 보낼까?
오늘은 습관적으로 혹은 맹목적으로 불필요한 야근을 하는 야근족들의 유형을 살펴보자.
“내 하루는 12시간 같아” 시간관리 소홀형
매일매일 야근해야 할 만큼의 많은 일을 떠넘기는 회사가 얼마나 있을까? 아마 그런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버티지 못하고 다 도망가 버릴 것이다. 실제로 광고대행사를 다닐 때 하루가 멀다하고 새벽 1-2시까지의 야근이 이어졌다. 결국 1년 만에 진로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이러한 이례적인 경우 말고, 적당히 부여 받은 업무인데, 매일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있다. 바로 습관적인 야근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일과 중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저녁 먹고 야근하면서 하면 돼’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붙잡고 친구 혹은 동료와 카톡을 하고, 회사 메신저로 온갖 잡담을 하고, 온라인 쇼핑을 하며, 일에 집중이 안 된다며 시도 때도 없는 웹서핑도 하고, 엉덩이가 가벼워 수시로 들락날락 커피 마시고, 이사람 따라 저 사람 따라 담배 피우러 왔다 갔다 하는 등 소위 말하는 딴짓거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퇴근 시간이 다가왔는데 해야 할 일은 남아있고, 퇴근 시간 즈음해서 야근식대로 저녁을 챙겨 먹고 들어와 마우스를 다시 잡는다. “역시 난 아무도 없이 조용할 때 능률이 오른다니까~”라며 그제서야 일을 시작한다.
똑같은 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왜 누구는 야근하고 누구는 정시 퇴근을 할까? 업무의 특성도 작용하겠지만, 대부분 자기관리, 즉 시간활용의 차이다. 학교에서 집중 잘하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듯이 회사에서도 집중과 몰입을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법.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업무를 순차적으로, 또 만족스럽게 마무리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 당신을 절대 야근의 세계에 빠져들지 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저 인간 왜 안가?” 눈치 100단형
팀원들은 당연히 팀장님을 의식하고 눈치 코치껏 직장생활을 한다. 그렇지만 하루 이틀 다닐 회사도 아니고, 다들 아시겠지만 평생 지금의 팀장님과 일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바로 조직의 섭리다.
그러므로 본인의 스케줄을 우르르 무너뜨리면서까지 팀장님 퇴근 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팀장님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팀장님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곤 한다. 정시에 퇴근하시면 다행, 정시보다 일찍 퇴근하시면 행운이다. 세월아 네월아~ 하시면서 퇴근하실 생각을 안 하실 때 문제가 발생한다. 직장에서의 불행은 당연! 행복은 옵션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이런 상황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팀장님이 꿈쩍 않고 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조직문화에 따라 나타난다. 상하관계 확실한 보수적인 회사에서는 팀장님 혹은 임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근하는 경우도 많다. 의미 없이 남아있는 직원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자발적인 야근이 아닌 반강제적인 야근에는 웹서핑이나 하면서 메신저로 “팀장님 왜 안 가셔? 나 약속 있는데...”라는 하소연만 늘어놓을 뿐 생산적인 활동은 이뤄지지 않는다. 게다가 8시 반쯤 일어나시며 “오늘 약속 없는 사람들 원 아워 어때?” 하는 최악의 순간! 내 하루는 없다.
많은 팀장님 그리고 직장 상사들은 과중한 업무 그리고 책임감 때문에 야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날 하는 일과 관련 있는 팀원들은 함께 야근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퇴근할 수 있게 등 떠밀어 보내주면 정말 감사하겠지? 팀장님이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은 분이라면, 뚝심 있는 직원들간 칼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다같이 퇴근 시간에 동시 다발적으로 퇴근하는 문화, 금새 정착 될 것이다.
“돈이 최고지!” 수당 쟁취형
대학원 동기 중 한 명은 국내 10대 건설사 중 한 곳을 다녔다. 급이 다른 연봉, 다양한 복지혜택이 부럽기만 했는데, 경력직으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회사를 옮겨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바로 전 팀원의 야근문화 때문이었다. 이직 이전에는 공기업을 다녔기 때문에 퇴근 시간은 6시였지만 현재는 9시, 10시가 기본이라고 했다.
이유는 바로 야근수당. 한 달 수십만 원씩 되는 야근 수당을 무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사라는 특성상 대부분 남자직원이고 자식들의 놀이학교, 유치원비, 학원비 등을 야근수당으로 충당할 정도라고 했다. 수당 때문에 습관이 되어버린 야근. 당시 신혼이었던 친구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쁜 일이 없는데도 야근을 자주 했다. 오랫동안 숙성된 팀의 야근문화는 쉽게 고쳐나갈 수는 없겠지만, 다음날의 업무 효율성을 위해 그리고 좀 더 활기찬 팀 분위기를 위해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야근하는 당신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어느덧 10년 차 직장인이지만, 신입사원 시절엔 야근을 정말 많이 했고, 주말에도 출근해 일 했다. 일도 많았고, 신입이라 일 처리도 좀 미흡했던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그 당시 한 선배가 나에게 충격적인 충고를 한 마디 했다.
“너 그렇게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오고 하는 거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아…
남들은 이렇게 안 하고도 아무 문제 없잖아?"
기분은 나빴지만… 맞는 말이었다. 실제로 급한 업무를 제외하고 위에 언급한 비효율적이고 습관적인 야근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건강에도 좋을 리도 없다. 때문에 직장인들의 비효율적인 야근은 지양해야 한다. 하루 이틀 직장생활을 하고 말 것도 아닌데, 회사에서만 15시간 이상씩 보낸다면 인생이 너무 안타깝다. 저녁이 있는 삶과 없는 삶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직딩한이
야근은 무조건 따라야 할 트렌드가 아니다. 이제는 습관적인 야근에서 벗어나 저녁 시간에 사랑하는 가족, 정겨운 연인 혹은 친구와 보내는 달콤한 시간 또는 내가 너무 하고 싶었던 자기계발을 하며 지친 하루를 재충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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