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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외국어 콤플렉스를 제대로 느낀 순간

직딩H 2010. 11. 26. 06:30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5년 째다. 입사 초기 외국에서 전화를 받고 무척 당황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사팀에서 영어 성적을 내라고 하면 대강 적당한 성적표를 제출하며 잘 버텨왔다. 그런데 회사에서 외국 업체와 계약을 한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연관 된 팀은 일단 이메일을 영어로 주고 받는다. 메일을 한 참 보고 있으면 토익시험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고, 제일 하단에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곤 한다. 그래도 나는 프로젝트에 그다지 크게 개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또 적당히 버티고 있었다.

                                                                         <생생한 회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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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한 업체는 프랑스 현지에 있는 업체다. 관계자는 불어도 하고 영어도 좀 한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할 땐 한불상공회의소에서 통역을 해주는 직원도 온다. 업체와의 미팅 시 지극히 업무적이고 중요한 내용이 아니면 영어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체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관련 내용을 PT해야 되는데, 담당은 나지만 영어가 딸려 PT는 후배가 한 적이 있다. 조금은 씁쓸 했지만 잘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이 두 번 째 방문하는 날이었다. 프랑스에서 두 명이 왔고, 팀 별 담당자 7명이 모였다. 구성원은 유학파 3, 영문과 출신 1, 그리고 나를 포함 순수한 국내파 3.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머리 속에는 발음이 안 좋은데문법 틀리면 망신 스러운데…’,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실력이 들통나지 않는 방법이 아닐까?’라는 엄한 생각만 맴돌았다. 대부분 자기의 의견들도 얘기하고 통역관을 통해 얘기하기도 하면서 영어, 불어, 한국어 3개국어가 오갔다. 외국어는 자신감 이랬던가. 실력이 없으니 자신감도 없었다. 내가 어제 포스팅 했던 외국어 콤플렉스를 확실하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얼마전 회사에서 사내 교육으로 영어 회화를 신청한 적이 있다. 1:1이면 그나마 자신감 있게 했을 텐데, 모인 사람들을 보니 내가 제일 막내였고, 팀장님들이 반이었다. 3개월 동안 참~ 자신감도 없이 그 시간을 좀 두려워했던 기억이 난다. 3개월 동안 그래도 거의 빠지지 않고 출석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실력의 반도 어필하지 못했다. 마지막 날 1:1 테스트에서 선생님은 깜짝 놀라셨다. 평소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던 내가 입이 트인 걸 놀라워했다. 솔직히 1:1이니 크게 위축 될 건 없었다. 결과적으로 회화 반에서 실력이 가장 많이 향상 된 학생으로 평가를 받았다. 참 웃긴 일이었다. 

  외국인과의 미팅 그리고 회화 수업을 겪으면서 자신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뭐든 잘 한다면 자신 있게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잘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잘 했을까?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처음엔 울기도 하고 괴로움도 겪으며 피땀 어린 노력으로 결과물을 얻은 것이다. 자신감이 없다면 자신감을 키우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쉬었던 영어를 다시 공부하기로 했다. 학원을 다녀도 사내 수업 시간 때와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생각에 개인 과외 선생님을 급 구했다. 저렴하게...이번 주 일요일부터 회화 과외를 다시 시작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몇 번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해야겠다. 콤플렉스 극복을 위해 노력을 하라고 어제 바로 내가 얘기하지 않았던가. 글로벌 시대에 맞는 멋진 인재가 한 번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