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영화 액션 스릴러3D영화 <피라냐>. 피라냐와의 잔인한 전쟁이 반복될 수록, 핏물이 스크린을 도배할 수록, 피비린내가 진동 할수록 점점 더 거북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 때 참 허탈하단 생각이 들었다.
영화 <피라냐>의 키워드는 세가지다. 키워드는 있으나 내용은 딱! 한가지 인간학살이다. 남는 것 없었던 영화 <피라냐>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이며 이 글을 다 써내려 갈 때쯤 영화 본 기억을 모조리 날려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세가지 키워드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 노출
빅토리아 호수가에서 유흥과 향락을 신나게 즐기는 젊은이들. 당연히 옷을 입었을리 만무. 왕가슴을 드러낸 여자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성인사이트 여배우들 그리고 흥분을 만끽하는 반나체의 남자 군단. 바로 주요 등장인물 들이다. 그리고 성인시트콤에나 나올법한 유치한 성적 발언과 남심을 자극하고자 하는 다양한 의도적인 성적코드. 일단 질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장면을 통해 어느 정도 만회의 기회를 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없으니 눈요기 거리라도 듬뿍 보여주는 영화에 고맙다는 생각을 해야하나?
둘, 잔혹
못생긴 피라냐 떼의 공격성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지독하고 흉찍했다. 잊지 못할 살인의 추억이 될 것이다. 온 몸을 뜯긴 낚시꾼, 두 동강난 미녀들, 팔 다리가 너덜너덜해진 사람들, 머리 가죽이 벗겨져 버린 금발의 그녀, 박살난 머리, 둥둥 떠다니는 성기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무의미하게 펼쳐지는 아비규환 피의 향연. 영화가 시작할 때의 기대감과 긴장감은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던 참혹스러운 장면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뇌를 몽롱하게 만들고 몸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무슨 걸작이라고 3D로까지~ 이건 잔혹과 자극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잘려나간 커다란 성기를 인증신으로 보여 준 연출도 잔혹, 포르노 여배우 한 명 더 죽여 보겠다고 힘없는 로프에 4명이나 메달아 놓은 감독도 잔혹 그 자체였다.
셋, 영웅
어느 영화에서나 영웅은 탄생하는 법. 친구들한테 멸시를 당하던 얼간이 17살 제이크는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영웅으로 변신한다. 물론 그 원동력은 엄마, 동생들이 아닌 바로 여자친구. 그리고 동생들도 제대로 못 돌보던 어리숙한 그 소년은 여자 친구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천재가 된다. 그 숨막히고 각박한 순간에 수중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피라냐들을 거의 몰살시킨 것. 그 충격으로 둥둥 떠있는 피라냐떼들. 보안관 엄마는 아들이 피라냐떼를 일망타진이라도 시킨 듯 뿌듯해 하고 있다. 그러나 잠깐 등장한 영웅이 못내 아쉬웠는지 마지막 순간 지질학자를 집어 삼키는 다랑어 닮은 피라냐를 등장시키며 2탄을 예고하며 영화는 막을 내렸다.
결국, 인간학살
결국 이 영화는 노출과 잔혹, 영웅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인간학살이라는 한가지 주제로 모아진다. 호수 속 호수라는 참신한 발상에서 시작된 영화인 만큼 내용이나 완성도 면에서도 참신함을 바랬다. 하지만 완성도는 떨어지고, 온갖 자극적인 장면들로 스크린을 꽉 채웠다. 과연 2탄에서 어떤 장소의 피바다와 너덜너덜해진 사람들을 어떻게 자극적이고 잔혹한 모습으로 창출해 낼까. 이미 2탄이 3DD로 개봉을 한 바 있지만 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고어 효과(gore / 피범벅)를 즐기는 사람들은 편안하게 감상해도 부담없을 만한 영화. 하지만 심신이 약하신 분들은 비추.
개봉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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