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의 계절, 색다른 소재에 흥분되었던 공포영화 <디센트>. 하지만 약간은 허무하게 끝이 난 1편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됐던 영화 <디센트 파트2>. 동굴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공포와 정체 모를 괴물에 대한 시각적 공포를 적절하게 묘사한 영화다. 미국에서 선정 된 21세기 최고의 공포 영화 25편 중 1위를 차지했던 작품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디센트2>가 히트를 치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 그 이유는?
기대했던 영화 <디센트2>의 완성도를 조금 떨어지게 만들었던 아쉬운 부분들과 관객과의 공감대를 벗어나버린 약간은 억지스런 설정을 짚어봤다.
하나, 나 경찰! 너 시민!
<디센트1>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주인공(사라)이 제대로 안정을 찾기도 전에 경찰은 위험한 동굴로 그녀를 억지스럽게 끌고 간다. 극의 전개를 자연스럽게 이끌기에 부족한 부분이다. 주인공은 기억상실증에 걸렸지만 왠지 모를 동굴에 대한 두려움, 공포… 등을 표현했다면 좀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엄청난 일을 당했던 그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 나섰다. 너무 막강한 공권력의 힘?을 보여준 건 아닌지…
둘, 무식한 경찰! 사람잡네!
기억이 돌아와 두려움에 도망을 친 사라. 엘렌(여경)과 동굴속을 헤매다 베인즈(늙은 경찰)를 만난다. 동굴속에서 벌어지는 참혹하고 위험한 순간을 경험했음에도 사라의 팔에 수갑을 채운다. 누구나 앞으로 저 수갑으로 인해 벌어질 어떤 사건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잔인한 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복선이었음이 판명됐다. 과연 도망갈래야 갈 곳도 없는 동굴 속을 헤매는 과정에서 2인 1조로 수갑을 채우자는 판단을 하는 경찰이 있기는 할까.
셋, 동굴생활 7일이면, 여전사 될 수 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평범한 여자이던 사라와 주노는 <디센트2>에서 난데없이 여전사가 되어 돌아왔다. 엘렌은 경찰이라 그렇다 쳐도 1편에서 부상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주노는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먹을 것도 없이 머물면서 불과 몇 일 만에 동굴 속 여전사로 거듭났다. 레지던트 이블의 여전사를 방불케 할 만큼 강력해졌다. 사라 역시 마찬가지다. 생존 본능이라고 보기엔 너무 억지스런 설정이다. 동굴의 구조, 괴물들의 습성, 경로 등을 파악하여 무력이 아닌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보다 현실적이지 않았을까.
넷, 싱거운 탈출과 허탈한 결말
주노는 탈출구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을 너무도 쉽게 탈출구로 안내한다. 그리고 주노는 괴물들과 한바탕 전투를 치른 후 최후를 맞는다. 그 순간 사라와 주노의 애증의 관계는 그녀의 죽음으로 종결된다. 어어지는 마지막 순간. 엘렌이 아이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는 모습을 본 사라는 마지막 순간 위대한 결정을 한다. 마지막 순간 엘렌을 위해 자신이 희생당한 것. 가까스로 동굴에서 빠져나온 엘렌은 3탄의 주인공임을 암시하며 삽자루로 얻어맞고 뻗어버린다. 영화 초반에 사라를 발견한 노인에 대한 의문을 남기며 영화 <디센트2>는 The end.
어쨌든, To be continued
<디센트2>가 남겨준 고마운 여운... <디센트3>는 그 노인이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동굴과 괴물의 정체가 무엇이며, 노인은 왜 괴물들을 보호하려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룰 것이 뻔하다. 마지막에 등장한 노인은 괴물들을 사육하고 있는 듯한 여운을 남겼다. 언젠가 봤던 식인 악어가 나오는 영화에서 한 노인이 식인 악어를 사육하며 사람을 재물로 바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좀 더 신선한 <디센트2>의 결말을 기대했던 나로써는 마지막 순간이 가장 아쉬웠다.
<디센트1>이 신선한 영화였던 만큼 후속 작들이 좀 더 완성도를 높여 아류작으로 전락하는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역시 1편 보다 나은 후속편은 <에일리언2> 밖에 없는 건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남아 몇 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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