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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온 해킹, 갑자기 쌍욕을 퍼붓는 아내

직딩H 2010. 8. 31. 06:30

 

 

  옆방에 있는 와이프가 갑자기 메신저로 쌍욕을 하더군요. 말로만 듣던 인터넷 해킹을 당한 것입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평범한 월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식사를 한 후 안방에서 TV를 보다 한창 재미에 빠진 블로그를 하기 위해 컴퓨터 방으로 왔습니다. 안방에도 넷북이 있지만 그건 언제나 와이프 차지였죠. 블로그를 살피며 방문자가 몇 명인지,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확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네이트온에서 반짝반짝 하네요. 평소 회사에서도 네이트온이 막혀 있어 거의 쓰지 않는데, 오늘따라 누나가 전해줄 파일이 있다고 해서 네이트온에 접속해 있었습니다. 바로 와이프였습니다.

 

ㅎㅇ라는 뜬금없는 인사.

'안방에서 뭐하는 짓이야'라고 생각하며,

“하나도 안반가워라고 대꾸했죠.

그랬더니 이어지는 대화

“뭐 이X ..너 뒤질래라는 쌍욕

 

  그제서야 '와이프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뛰쳐나가서 안방으로 가보니 와이프는 딸내미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고, 넷북은 닫혀 있었습니다. 욕을 한 바가지 해주고 싶었으나 순간적으로네이트온으로 내 싸이도 들어갈 수 있고 내 사진도, 가족 사진도 볼 수 있고 나의 정보도 어느정도 알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혹시 몰라 대화를 저장했습니다. 소름이 좀 끼치더군요. 혼자라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요즘 같이 무서운 세상, 처자식이 신경이 쓰였습니다. 바로 로그오프를 해버리고 싶었지만 중요한 파일이 전송 중이었고, 또 내가 로그오프를 하더라고 와이프 아이디로 다른 사람들과 이상한 대화를 할거란 생각에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적당히 겁이나 주면 나가지 않을까싶어,

“조금만 더 기다리면 사이버수사대가 널 찾아낼꺼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이따 X  존나재수없네 너 가 말하는거 , X발 꺼져라더군요.

저도 마지막엔 좀 화가나서넌 생긴게 더 재수없을 듯이라고 말을 했죠.

 

바로 로그오프 하더군요. 욕을 퍼붓던 그녀의 실체는 해커였습니다.

  

 

  와이프가 네이트온을 해킹 당한 일은 두 번째 입니다. 8월 초 휴가를 다녀오는 차 안에서 친구들에게 문자와 전화가 쉴새 없이 왔습니다. “너 네이트온 해킹 당한거 같애. 돈 꿔달래. 너 아니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어 제 아이폰으로 들어가네이트온 해킹, 속지마세요라는 대화명으로 바꾼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두 번째.

 

  오늘은 정말 가관이더군요. 와이프가 비밀번호를 바꾸기 위해 네이트온으로 재접속했을 때, 대화명이

  

 

  이렇게 쓰여있더군요. 내일 모레가 둘째 예정일인데, 와이프는 정말 어이가 없어하고 기분나빠 하고 있습니다. 네이트온을 아예 탈퇴한다고 까지 합니다. 저런 대화명으로 접근했는데, 제가 제대로 대꾸를 안하니 욕을하고 나간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로 노출 된 개인정보, 정말 큰일입니다. 뜻밖의 해킹을 당하는 피해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회사 동료 한 명이 정말 어이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누군가 싸이월드를 해킹해 10년 동안 모아놓은 사진을 모조리 지우고 포르노 사진 50장을 올려놨다고 합니다. 본인도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서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더 어이없고 소름이 끼치는 일은 직장 동료의 아이디를 이용해 네이트온 로그인을 해서, 와이프인걸 어떻게 알았는지. "여보"라며 대화도 시도했다더군요. 즉각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했고, 추적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최첨단 정보화시대의 덕을 보며 살고 있는 우리. 하지만 이러한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누군가 작정하고에게 사이버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면정말 끔찍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피해사례가 조금이라도 덜 발생할 수 있도록 본인 스스로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모두들 개인정보 노출, 그리고 해킹 조심하세요!!  이 글을 마치면서도 찝찝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