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당황스러운 일이 참 많다. 스트레스 받고, 지치고, 외롭고, 괴롭고, 열받고… 이런 일들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많이 발생하곤 한다. 오늘은 회식자리에서 겪었던 황당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입사 4년 차로 기획팀에서 근무할 때의 일.  우리 팀은 매월 부문별 경영실적 보고회를 주관했다. 내가 기획 담당은 아니었지만, 같은 팀이기 때문에 보고회 후에는 모든 팀원들과 함께 회식에 참석 했다. 그런데 회식자리는 사장님을 비롯, 많은 임원 분들이 참석하시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자리다. 혹자는 좋은 기회의 자리라고도 하지만...  

 

 

  회사 근처에 회식 장소를 잡고 사원, 대리들이 먼저 가서 세팅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잘 보이지 않는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사장님과 임원들 우리팀원들을 포함해 총 20여명 정도가 모였다.

 

   

  회식 시작, 처음 두, 서너 잔 정도는 무조건 폭탄주 원샷~ 그리고 늘 그렇듯이 왁자지껄, 화기애매한 술자리가 펼쳐진다.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말은 하지만 아래 것들은 가시방석.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모두가 뒤섞여 술잔을 주고 받으며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앉아, 이런 저런 대화를 이어 나가기 시작한다빈 술병의 수와 분위기는 정비례!

 

​  당시 입사 4년차. 술도 잘 못 마시거니와 상사들이 많은 자리라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티며 술 한잔씩은 다 돌리고, 술병 원정을 마치고 자리로 왔다. 더 이상 마실 수도 없어서, 어수선한 틈을 타 담배 한대 피우러 밖으로 나왔다. 같은 팀 2년 선배가 따라 나왔다.

“선배 술 더 이상 못 마시겠어요~ 힘들어 죽겠네요~ 언제 끝나지?

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선배가 뜬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선배XX씨는 일 정말 잘 해야겠어~ 
직딩한이 : “네? 왜요? 무슨 말씀이세요?
선배 : “누군 술 먹고 싶어서 술 따라주고, 다 받아 마시나~,
이런 자리에서 상사들 옆에서 비위 맞추는 거 못하면 일이라도 잘해야지~ 

직딩한이 : ...!(저새끼 뭐지?)

 

 

  기분이 갑자기 더러워졌다. 아부 못하니까 능력으로 승부 봐라? 그런 얘기‘그래 너 아부 잘 해서 얼마나 승승장구하나 보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속으로만 했다잠시 열 좀 식히고 들어 갔더니 선배는 무릎을 꿇고 방긋 방긋 웃으며 열심히 술잔을 돌리고 있었다. 평소에 그렇게 시비 잘걸고, 쌈닭인 선배가 정말 천사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직딩한이

OTL

​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가면을 써야 할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좋아도 싫은 척, 싫어도 좋은 척…처음에는 이렇게 살다 보면 진정한 내 자신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아니더라구. '킬미 힐미'의 다중인격자 차도현(지성)처럼 산다고 생각하면 돼. 어차피 회사에서 가식을 그렇게 떨어도 나가면 또 안그러잖아.  사회생활을 하면서 본인 감정 다 드러내놓고 생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어쩌면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진정한 맛이고, 매너이고 에티켓 일지도 모를 일이지. '완벽한 직장인은 99%의 능력과 1%의 아부로 이뤄진다'는 말도 있던데, 1%의 능력과 99%의 아부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직딩H 직딩H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BlogIcon 놀다가쿵해쪄 2011.01.28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 서글픈 접대인생...ㅠㅜ

  3. -_- 2011.01.28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가면 4년 쓰다가 회사 때려치고 다시 공부합니다.
    가면도 적당히 써야지 계속 그러다보면 폭발하더라구요.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까지도 헷갈린다는...-_-;

  4. BlogIcon 키 작은 단테 2011.01.28 1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장생활은 참 고달프군요 친구도 항상 한탄하면서 저한테 불평불만을 털어놓던데...
    직장들어가서 저렇게 비위맞춰서 술도 잘마시고 하는게 될지 모르겠어요 술도 못마시고^^
    그래도 '완벽한 직장인은 99%능력과 1%의 아부로 이루어진다' 이 말을 믿어보려고요 ㅎㅎ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8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다보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예요~~ ^^
      ㅎㅎ 근데 가끔 내가 정말 뭐하는 짓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죠~~ ㅎㅎ
      능력을 키웁시다~~ 화이팅 @!!~!!

  5. BlogIcon yakida 2011.01.28 1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쉬울리 없겠지요..
    더군다나 술자리의 관계는 개개인의 몸상황에 따라 다를터인데
    그것만으로 그 사람이 판단된다면 참...거시기합니다.

  6. BlogIcon 풀칠아비 2011.01.28 1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하고 친하지도 않고, 태생부터 비뚤어져서인지
    그런 자리 무지 싫어하는 1인이지요.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ㅠ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7. BlogIcon 설보라 2011.01.28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장생활을 선배가 저렇게 하면 아래직원이나 후배된 입장에서 참 힙들죠.
    같이 동조를 하면서 하자니 내키지 않고, 안하자니 분위기 안좋고,
    난감합니다. 그러나 내가 견디지 못하고 넘 싫은 것은 피할수 밖에요!
    일은 똑 부러지게 하되 다른자리에서는 내 나름대로 이길 수 있는정도까지 하면 되지 않나요?
    저도 술을 못하기에 회식이나 직원끼리 저녁을 먹을때는 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뭐라고 하면서 강권하더니 못마신다고 계속 일관되게 하니까 그러려니 하던데요.
    그렇다고 직장에서 흐지브지하지않고 일로는 뒤지지 않으니까. 당당히 자신의 의견대로 밀고 나가는거죠.
    꿀릴것이 뭐있나요? 마음 푸시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8 15: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때는 제가 새로운 팀에 들어간 지 얼마 안되서~
      좀 적응을 못했었죠 ^^ 저 선배가 원래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스탈이여서 ㅎㅎ 저 일 말고도 다른 일도 많았죠~
      그리고 술에 대해서는 저도 참 어려워요~
      타고난 걸 사람들이 인정하려 하지 않죠~~
      그래서 열심히 일 하고 있습니다 !!!
      당당해 지려구요 !!! ^^

  8. BlogIcon 아침햇빛 2011.01.28 14: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휴.... 회사에서 저런 조직문화를 강요하는게 너무 싫습니다. 전 술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개지면서 사물이 여러개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9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술을 잘 못합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적당히 한 두잔 마시고
      다 마신척 잘 버틸 수 있습니다 ^^

      행복한 주말 되세요~

  9. BlogIcon 꽃집아가씨 2011.01.28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뭐.. 조금 슬픈이야기네요
    아부못하면 일이나..ㅠㅠ
    술도 강요하는것도 그렇고요..

    제가 술을 못해서 술강요하면 정말....때리고싶거든요 ㅠㅠ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9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이웃분들 중에는 술 잘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반갑네요 ㅋㅋㅋ
      근데 왜 직장에는 술 잘하는 사람뿐인지 ㅎㅎ

      즐거운 주말 되세용~^^

  10. BlogIcon 담빛 2011.01.28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부는 못하겠어요..
    그냥 조용히 제 할 일이나 하려구요..;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9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부도 정말 맘에 우러나야지 하는 건데요 ㅎㅎ
      그쵸??? 감정을 숨기고 사는 게 참 어려워요 ㅎㅎ
      저도 열심히 일할래요~ ^^

      신나는 주말 되세요~

  11. BlogIcon Deborah 2011.01.28 1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부는 잘해요..하하하 일은..하하하..글세요..일에 따라서 다릅니다..^^;;;

  12. BlogIcon 베라드Yo 2011.01.28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아부는 못하고, 아부인척 할만은 합니다.
    ㅎㅎㅎ처음들을때는 기분좋다가도, 생각하면할수록 기분나쁜...
    왠지 보복성이 담긴 제 감정인거죠..ㅠ_ㅠ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9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부같은 것도 상황에 따라서 많이 다른 거 같아요~
      그 때 그 때 상황에 적응하는 것도 능력?일 거 같네요 ㅎ
      저도 척~ 이라도 좀 하도록 노력을~~

      유쾌한 하루 되세요~

  13. BlogIcon 샘물 2011.01.28 1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는 일도 아부도 다 잘해야 하니,
    실속이 없지요.
    프랑스는 아부문화가 거의 없어 편한 점도 있고
    실질적이기도 하답니다.
    우리나라도 어서 김이 좀 빠지길 빌어봅니다
    멋진 포스팅입니다^^

    • BlogIcon 직딩H 직딩H 2011.01.29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프랑스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슬픈 사연을 가진 너무 멋진
      건축물 잘 감상했습니다 ^^

      저도 김이 좀 빨리 빠지길 기대합니다 ^^

      행복한 주말 되세요~

  14. BlogIcon 일곱가지 이론 2011.01.28 1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의 아부와 10%로의 업무 능력 아닐까요...ㅋㅋ

  15. 2011.01.28 2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BlogIcon 오스칼 2011.01.29 0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부에 소질(?)이 없는 저는 참-0-;;

  17. 샤인 2011.01.29 1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배분의 말도 일리있지만 아마 그 선배분의 한계이기도 하겠죠~
    만일 그 선배가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직원들의 능력보다는 아부와 아첨에 더 신경쓰실 타입으로 보입니다.
    같은 직장인으로써 때로는 감정도 감춰야 하고 말씀하신대로 좋은척, 싫은척도 해야하는 딜레마가 항상 있지만 그래도
    할말은 확실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보다는 아부위주로 돌아가는 회사.....비젼이 별로 없겠죠~
    좋은 주말 되세요~ 전 주말에도 밥벌이 연장입니다..ㅎㅎ

  18. BlogIcon 하루 2011.01.30 0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젠가 티비에서 들은 얘기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칭찬을 들으면 그것이 그냥 입에 발린 말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대답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약간의 아부는 필요한 것 같아요^^;

  19. 스몰쥬 2015.02.13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0^ 네이버 블로그 그만두시구 티스토리로 가신다기에.. 전 티스토린 잘 모르지만!!
    구경왔어요~~ 직딩한이님으로 활동하시다 가셔가지고 당연히 같은 닉넴일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ㅋㅋ
    가끔 놀러올게요^0^ 직장생활 공감되요 ㅠㅠ 아부도 능력인걸까..

  20. BlogIcon seasky8721 2015.02.13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딱이네요

  21. BlogIcon 2015.05.10 0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조직에선 리더 밑에 부하직원이 점점 많아지면, 리더는 부하직원을 평가할 시간과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이 때 쉽게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이 '아부', '아첨'입니다. 마치 나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마냥 좋은건데요. 그 아첨을 떠는 부하도 속마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니 좋아서 아부떠는거 아니고, 나 잘 될라고 하는거니 너무 껄껄대진 말아요". 본질을 놓치는 리더는 항상 겉모습, 아첨, 아부로 상대의 호의를 확인하려 한다. 그런데 신기한건 그런 조직은 모두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리더밑에 아첨꾼만 남는다면, 그들은 일은 커녕 아첨만 할 것이며, 조직에는 줄서기 문화만 잔류하게 될 것이다. 더이상의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고, 직원간의 눈치보며 주어진 일만 해내는 '수동형 인재'들로 가득하게 된다. 이는 리더와 조직원들이 모두 자처한 결과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