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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3채 가진 거지 아빠의 비애

직딩H 2010. 8.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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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집을 3채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기? 재테크? 절대 아닙니다. 처음에는 어머니께서 살고 계신 집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집, 평범하게 별 걱정없이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혼자 사시고 연세도 있으셔서 이제는 모시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미분양으로 나온 아파트를 할인받아 몇 천만 원 싸게 계약 했습니다. 투기도 아니었고 부모님을 모시려는 순수한 생각이었습니다. 2010 1월에 계약을 하고 5월에 입주 예정. 지금 살고 있는 곳보다 조금 비싼 아파트였지만 단지도 맘에들고, 중도금도 무이자라 조금은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5개월이면 기존 집들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 flickr
 

그런데 급격하게 부동산 시장이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수자들의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고 그 결과는 서울도 아닌 경기도 강북지역까지 들이닥쳤습니다. 기존 집들이 팔리지 않아 분양 받은 아파트를 전세라도 내놓을까 했는데, 세대주가 입주 전에 세입자가 먼저 들어오면 대출금액에 제한이 있어 잔금을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을 세주고 그 돈으로 중도금을 상환하고, 억대의 대출금을 떠안고 눈물겨운 이사를 했습니다. 결혼할 때 분양받은 아파트 대출금에 새 아파트 대출금까지 이자만 120만원 돈을 내게 됐습니다. 기존 대출금 이자는 30만원도 안됐는데, 갑자기 4배의 이자를 내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죠. 외벌이 월급의 거의 반을 이자로 퍼붓다 보니 생활은 점점 궁핍해지고, 적금이고 펀드고 주식 그리고 집안의 중고 물품까지 팔아가며 생활하고 이자를 내며 참으로 웃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로또 4, 5만원도 얼마나 반갑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 : flickr

  집값도 점점 떨어져 이제 집을 팔아봐야 다급한 불만 조금 끌 수 있는 수준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그 실체를 잃어가며 더욱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매수자들은 깎고 깎고 또 깎고 그러면서도 실질적인 매매는 이뤄지지 않고 온 가족이 맘만 조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약간의 기대를 해봤지만 역시나 였고, 고작 언급되는 내용은 DTI 규제 완화를 하네 마네 하는 것. 기준 금리도 인상되고 거래 부양책도 나오지 않은 상황 속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론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몇퍼센트 하락했는지 숫자놀이 하기에 바쁘고 또 하반기에도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는 이야기뿐 입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부동산 정책은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찾아봐야 할까요

  빛 좋은 개살구라 해야 하나, 남들은 "집이 3채나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라고 말하곤 합니다. 당시 두 아파트의 시세를 믿고 저지른 일이라 집값이 바닥을 치고 있는 지금은 그야말로 떨어지는 집값만큼 그대로 빚으로 떠안아야 할 상황인데도 말이죠... 집을 3채나 가지고 있는 이 거지 아빠는 과연 언제쯤 가족들에게 다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앞으로 저의 미래가  다음달이면 둘째도 태어나는데,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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