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도 임원도 퇴직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 하지만 퇴직이 곧 사회생활의 마무리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젊은 직장인들은 새로운 둥지를 찾아 이직을 할 것이고, 퇴직 임원도 무작정 쉬려 하지는 않는다. 지금보다 조금 작은 기업에서라도 여건이 되는 한 더 일하고 싶어하고, 기회가 되면 자신이 종사했던 업종의 고문이나 자문위원으로라도 활동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평소 직장인들은 평판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평판은 늘 따라다니고, 능력이 아닌 평판으로 인해 자신의 앞 날에 먹구름이 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평판은 퇴직하는 순간까지도 포함된다. 하지만 퇴직 시 안 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분노를 조절하며 최대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퇴직 해야 한다. 직장에서 오랫동안 쌓아왔던 자신의 좋은 평판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 여행사 A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H대리는 입사 초부터 자신을 달달 볶는 노처녀 M팀장 때문에 입사 8개월 만에 B여행사로 이직 했다. 퇴사 후 노처녀 팀장은 결혼도 하고 산후 휴가에 들어갔다. 그 팀에 새로 온 팀장은 팀의 매출에 상당부분 기여했던 H대리를 다시 불러들였다.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팀장의 욕심에 의한 무리한 인사였다. H대리는 근 1년 만에 B여행사에서 다시 A여행사로 복귀했다. 조금은 민망하기도 했지만,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3개월 즘 지났을 무렵, 본인의 실수로 한 순간에 매출 손실 300만원을 기록했다. 상품에 따라 최소 몇 천원의 마진이 남는 상품도 있는 여행사에서 300만원은 굉장히 큰 손실이었다. 하지만 H대리는 다른 사람의 핑계만 댈 뿐 잘못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팀장님은 팀원들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열어 파트별 업무 분장을 다시 했다. 그 결과 H대리가 예전 앙숙이었던 M파트장(복직 후 파트장이 됨) 밑으로 다시 들어가게 됐다. H대리는 M파트장과는 일을 못한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개인 짐을 챙겨 회사를 나갔다.
불과 재입사 한지 3개월 만의 일이다. 팀장을 비롯한 팀원 모두가 당황 했고, 회의는 중단될 수 밖에 없었다. 이틀 뒤 H대리는 다시 회사에 나타나 사직서만 내고 사라졌다. 자신의 경우 없는 행동에 대한 사과도 뉘우침도 없이 오히려 당당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결국 H대리는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다시 불러 준 팀장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은 물론, 팀 분위기를 저해시키며 함께 일했던 팀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고 회사를 떠났다. H대리의 행동은 업계에도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 여행사 경력 8년 차이지만 사람들의 예상대로 H대리는 동종업계에 발을 들어 놓지 못했다. 경거망동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30대 중반의 H대리는 여전히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H대리는 나름 평판 관리를 잘 해온 편이었다. 때문에 자기 발로 떠난 직원을 팀장은 다시 불러 들였다. 그렇다면 H대리는 그에 부응하며, 또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일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일을 잘해서 다시 스카우트 됐다는 근거 없는 자만심은 H대리를 한 순간에 망가뜨렸다. 여행업계에 발을 들여 놓고 8여 년 간 차근차근 쌓아온 경력과 일 잘한다는 평판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고, 경망한 사람이라는 꼬리표만 붙어 버렸다.
직딩한이
사회생활에서는 평판관리만큼 퇴사의 순간도 중요하다. 욱! 한다고, 기분 나쁘다고, 어이없다고, 자신의 마지막 뒷모습을 더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회생활 더럽고 치사하지 않은 사람 없다. 더욱이 냉정한 이 사회는 당신이 잘했던 일들에 인색하고, 당신이 잘했던 순간 보다 당신이 저지른 실수를 더욱 기억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 떠나는 뒷모습일 것이다. 괜히 사람들이 ‘유종의 미’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어쩌면 마지막 한 가지 기억이 될 수 있는 찰나이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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